밸류업 효과 벌써 종료?…상승장에도 금융지주 주가는 ‘주춤’

시간 입력 2024-03-25 17:13:22 시간 수정 2024-03-25 17: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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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KRX은행지수 848.54, 일주일 만에 3.7% 떨어져
KB금융, 14일 대비 종가 8.1% 하락…하나금융도 3.1%↓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에 따라 수혜를 입었던 금융주의 성장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대표적 저평가주로 평가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실제 구체적인 배당정책을 제시한 금융사가 없는데 따라 기대감이 소멸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KRX은행지수는 848.54로 최근 들어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14일 881.24 대비 7거래일 만에 3.7%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718.76에서 2737.57로 0.7% 오른 것과 상반된다.

지난 14일 KRX은행지수가 강세를 보였던 데는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종목 중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6개 종목이 이날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점이 주효했다. 이를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지난달 26일 종가(770.8)와 비교하면 무려 14.3% 오른 수치다.

특히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경우 15일에 한 차례 더 52주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하나금융지주는 25일까지도 긍정적 흐름이 이어지며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그러나 KRX은행지수 및 실제 각 종목 종가의 경우 14일 이후 주춤한 모습이다. KRX은행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종목(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BNK금융·JB금융·DGB금융·기업은행·카카오뱅크·제주은행)의 지난 14일 대비 25일 종가의 평균 하락률은 4.3%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제주은행은 1만3800원에서 1만2470원으로 9.6% 떨어지며 가장 높은 주가 하락률을 나타냈다. KB금융은 7만8600원에서 7만2200원으로 8.1% 떨어지며 주요 금융지주사 중 하락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나금융 역시 지난 25일까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종가는 힘을 쓰지 못했다. 하나금융의 14일 대비 25일 주가 하락률은 3.1%(6만4600원→6만2600원)이다.

이밖에 △카카오뱅크(-5.0%) △DGB금융(-4.7%) △기업은행(-2.0%) △BNK금융(-2.4%) △신한금융(1.4%) △JB금융(-0.5%) △우리금융(-0.2%) 등 역시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이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논의된 이후 구체적인 배당정책을 제시한 금융사가 거의 없다는 점에 기인한다.

주요 금융지주사의 경우 분기배당, 분기 균등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기산일 변경 등 최근 3년 동안 꾸준히 배당정책을 확대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사실상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5월 세부 내용을 확인한 뒤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단발성에 그칠 것이 아닌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발성으로 그칠 줄 알았던 국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여파가 오히려 상당 기간 지속됐다”며 “그러나 낮은 PBR과 ROE를 제고시키는 것이 기업들의 입장에선 단기간에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증시 전반에 퍼져나가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은 임팩트보다는 뒷심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밸류업 프로그램은 100미터 달리기보다 마라톤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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