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 3세’ 주지홍의 캐슬렉스제주, 주가 떨어진 사조산업 지분 매입

시간 입력 2024-02-23 17:45:00 시간 수정 2024-02-23 17: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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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사조산업 주식 매입…보유 지분율 0.15%→1.04%로
주지홍 부회장, 캐슬렉스제주 지분율 49.5%…사실상 개인 회사
캐슬렉스제주 통해 그룹 내 핵심 계열사 사조산업 지배력 강화

사조그룹 오너 3세인 주지홍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기업 캐슬렉스제주가 사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사조산업의 지분을 잇따라 매입해 주목된다.

원양어업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온 사조산업은 지난해 10여년 만에 첫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저하 영향으로 지난해 말 낮은 주가를 기록한 바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캐슬렉스제주가 지난해 12월 사조산업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한 결과, 보유 지분율이 지난해 11월 기준 0.15%(7654주)에서 지난해 말 1.04%(5만2215주)로 늘었다. 지분율로는 0.89%포인트, 주식 수로는 4만4561주 증가한 수치다.

캐슬렉스제주는 오랜 기간 0%대의 낮은 지분율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12월 세 차례에 걸쳐 사조산업 주식을 매입했다.

캐슬렉스제주가 사조산업 주식을 매입했을 때 사조산업 주가는 4만2000대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늘어난 주식 수(4만4561주)에 4만2000원을 단순히 곱해보면 주식 매입에 든 비용은 약 18억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캐슬렉스제주의 재무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상태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19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기업 주식 매입에 들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2023년도 실적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2년까지만 해도 캐슬렉스제주는 누적 결손금이 300억원대인 데다 자본잠식 상태였기 때문이다.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 <사진=사조그룹>

캐슬렉스제주는 1988년 12월 설립돼 현재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9억원)과 2019년(-1억원),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다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되레 골프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흑자전환했다.

지난 2022년 기준 매출액은 115억원, 영업이익은 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비 1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 줄어든 수치다. 2020년 이후로는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캐슬렉스제주의 결손금은 2022년 말 기준 37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18년 말 결손금(396억원)보다는 조금 줄어든 수치다.

또 2022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107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9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주가가 떨어진 사조산업은 주식 매입 적기로 평가받고 있다.

사조산업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던 2020년을 제외하고는 6만원대 주가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2022년 이후 4만원 후반대로 주가가 계속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 떨어진 4만원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사조산업은 원양어업이 주요 사업인 기업으로, 사업을 하기에 진입장벽이 있다 보니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원양어업 부문이 타격을 받으면서 10년여 만에 처음으로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횟감용 참치 주요 시장인 일본에서 소비 침체로 어가가 하락한 데다 엔화 가치까지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지홍 부회장은 본인이 최대주주인 기업을 통해 핵심 계열사인 사조산업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주가가 비싸져 해당 기업 주식을 매입하는 데 드는 비용이 부담이 되지만, 오너일가가 소유한 기업이 그 비용을 낸다면 오너일가의 부담은 없다. 여기에 이 오너일가 소유 기업이 주식을 매입한 기업으로부터 배당금도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재무를 개선하는 효과까지 볼 수 있어 일석이조다.

사조산업 주가 추이. <표=네이버증권 갈무리>

주 부회장은 캐슬렉스제주를 통해서 사조산업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며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캐슬렉스제주의 주요 주주와 해당 주주의 지분율은 △주지홍 49.5% △사조시스템즈 45.5% △캐슬렉스서울 5.0% 등이다.

사조산업의 지분을 약 29%나 쥐고 있는 사조시스템즈도 한 예다. 사조시스템즈는 주 부회장이 지분 39.7%를 보유한 기업이다.

주 부회장 개인이 확보한 사조산업 지분율은 6.8%로 사조시스템즈 보유 지분율보다도 낮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 부회장은 1977년생으로 연세대학교와 일리노이 대학교 경제학 석사를 거쳤다. 컨설팅 회사 베어링포인트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2011년 사조해표 기획실장으로 입사했다. 2015년부터는 사조그룹 식품총괄 본부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고, 2022년 1월엔 부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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