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은 레드오션] ②식품‧제약‧유통기업까지 진출 ‘러쉬’ …살아남는 자가 강자

시간 입력 2024-02-21 07:00:00 시간 수정 2024-02-21 05: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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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강기능업체는 566개사…매출 10억 미만 영세업체 다수
KGC인삼공사, 매출 감소세…오쏘몰 지난해 매출 1000억원대
지난해 신규 개별인정형 원료 37개…hy·광동제약 등 연구지속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지난 2019년 4조원대에서 2023년 6조원대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코로나19 시기 면역력 강화와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시장이 확대됐다. 식품회사 뿐만이 아니라 제약사, 유통사까지 잇따라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기업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실천 중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의 시장 상황과 기업들의 대응 전략, 미래 계획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건강기능식품. <출처=연합뉴스>
건강기능식품. <출처=연합뉴스>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4조원대에서 6조원대로 확대되면서 식품회사, 제약사, 유통기업까지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인만큼 차별화된 제품을 위해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에 힘을 쏟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566개사 시장 참여…연매출 10억 미만 업체 비중 높아

식품회사, 제약사, 유통기업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2022년도 식품 등의 생산실적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업체 수는 2022년기준 566개사다. 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2022년 기준 74억원이다. 매출 10억원 미만의 소규모 기업들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동안 평균 65.9%를 차지해 영세업체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의 경우 건강기능식품이 주력인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비교적 최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분위기다. 빙그레는 지난 2019년 건강 지향 통합 브랜드 ‘tft’를 출범하고 건기식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유제품·빙과 등 기존 사업에서의 성장 한계를 느끼고 상품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농심도 지난 2020년 건강기능식품 라이필 더마 콜라겐을 선보이며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유산균, 오메가3, 락토페린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라이필’을 종합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로 키워나가고 있다.

제약사도 건강기능식품 전문 관계사 등을 통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사 대웅바이오는 지난해 10월 자사 개발 건강기능식품 3종을 출시했다. 고순도 원료와 임상 연구 근거 기반의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3년 내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2022년 한미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해 사업형 지주회사로 탈바꿈하고 건강기능사업 등을 추진했다. 이후 지난해 말 건강기능식품 5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유통기업도 잇따라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바이오퍼블릭’을 선보이며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21년 6월 론칭한 자체 기획상품(PL) 브랜드로 합리적인 가격과 우수한 품질의 건강기능식품을 대중화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해 롯데헬스케어 ‘캐즐’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에 진출했다.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은 고객이 제공에 동의한 건강검진 데이터와 건강 설문 정보,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운동, 식단, 섭취 영양제 정보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건강·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롯데헬스케어는 캐즐에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판매한다.

◇매출 1위 원료 홍삼 인기 주춤오쏘몰 등 비타민 매출 급성장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어떤 원료와 제형을 기반으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고 있는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홍삼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동아제약의 이중제형 비타민 오쏘몰은 해마다 매출이 확대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는 원료는 홍삼이다. 이에따라 홍삼 브랜드 ‘정관장’을 가지고 있는 KGC인삼공사도 매출이 조단위를 기록하며 다른 건강기능식품 회사보다 높다. 

다만, 홍삼은 최근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의 출현으로 역성장하고 있다. KGC인삼공사 매출은 지난 2019년 1조4689억원에서 2022년 1조3961억원으로 감소했다. 또한, 영업이익도 지난 2019년 2021억원에서 2022년 742억원으로 감소했다. 

KGC인삼공사는 건강기능식품 전문 드러그스토어인 ‘정몰’을 열고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정몰을 통해 20~40대 젊은 세대를 핵심 소비층으로 삼고 이들의 유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동아제약이 독일에서 수입·판매하고 있는 멀티비타민 오쏘몰은 지난해 매출 12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83.7% 증가한 수치다. 오쏘몰은 출시 다음해인 2021년 매출 284억원을 기록한 후 2022년 655억원, 2023년 1204억원으로 증가했다. 

오쏘몰은 출시 이후 ‘비타민계 에르메스’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다른 제품에 비해 비싼 가격(한 병당 약 5000원)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인기를 끌었다. 오쏘몰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동아제약 생활건강 사업부문의 매출은 전년 대비 38.6% 증가한 200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다른기업들도 오쏘몰과 같은 이중제형 비타민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10여종에 달하는 제품들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신규 개별인정형 원료 37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은 제품 차별화를 위해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누구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고시형 원료에 비해 식약처가 안전성, 기능성, 기준 및 규격 등을 심사해 진입장벽이 높다. 또한, 한번 개발하면 6년 동안 원료의 제조·판매권을 독점적으로 갖게 된다.

식약처가 공개한 2022년도 식품 등의 생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개별 인정형 제품 총 매출은 8511억원으로 건강기능식품 1위 원료인 홍삼(9848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식약처가 운영하는 식품안전나라를 확인한 결과 신규 개별인정형 원료는 지난 2019년 26개, 2020년 21개, 2021년 20개, 2022년 43개, 2023년 37개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hy는 사내 중앙연구소를 통해 개별인정형 원료를 개발하고 있다. 락토바실러스복합물(HY7601), 프로바이오틱스(HY7714), 꾸지뽕잎추출물 등 7개의 개별인정형 원료를 보유하고 있다. 

제약사중에서는 광동제약이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에 적극적이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녹용 당귀 등 복합 추출물, 참당귀 녹용 황기 복합 추출물을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받았다. 광동제약은 지난 2021년 천연물융합연구개발본부 발족한 후 신규 천연물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치열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도 개별인정형 원료를 통해 차별점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여러 기업들이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희연 기자 / c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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