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기업 10곳 중 7곳 이상 이자 감당도 어려워

시간 입력 2024-02-19 14:27:07 시간 수정 2024-02-19 14: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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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국내 매출 500대 건설 기업 자금 사정 조사’
원자재 값·인건비 상승, 높은 차입 금리 등 악영향
응답 기업 33.4% “하반기 자금 사정 더 악화될 것”

서울 여의도 FKI타워. <사진=연합뉴스>

국내 건설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현재 기준금리 수준의 이자 비용을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 500대 건설 기업 자금 사정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 102개사 중 38.3%는 현재 자금 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자금 사정이 양호하다는 답변은 18.6%에 불과했다. 평년과 비슷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43.1%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응답 기업의 76.4%는 현 기준금리(3.50%) 수준에서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와 달리 여유가 있다고 답한 기업은 17.7%에 그쳤다.

올해 하반기 자금 사정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았다. 응답 기업의 33.4%는 하반기 자금 사정이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 봤다. 그러나 호전될 것이라는 답변은 13.7%로, 부정적인 답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전체의 52.9%는 현재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금 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31.4%)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높은 차입 금리’(24.5%), ‘신규 계약 축소’(16.7%) 순이었다.

올 연말 기준금리 전망과 관련해선 ‘현재 수준(3.50%)에서 동결될 것’이라는 답변이 전체의 32.4%로, 가장 많았다. 30.4%의 응답 기업은 연내 0.25%p 내린 3.25% 수준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3.00%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과 ‘3.75% 수준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도 각각 15.7%나 됐다.

응답 기업의 65.7%는 올 하반기 자금 수요가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고 봤다. 자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은 26.4%, 감소할 것이란 응답은 7.9%였다.

자금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협력 업체 공사대금 지급’(32.4%)이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선투자 사업 추진’(17.6%), ‘원자재 및 장비 구입’(16.7%) 등이었다.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대부분의 건설 기업들은 자금 조달 시 높은 대출 금리와 수수료로 인한 애로가 가장 크다고 입을 모았다. 무려 전체의 75.5%가 금리 및 수수료가 부담된다고 답했다. ‘과도한 연대 보증 및 담보 요구’를 꼽은 기업도 10.8%였다.

건설 기업들은 안정적인 자금 관리를 위한 정책 과제로 ‘금리 부담 및 수수료 수준 완화’(39.2%)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공급망 관리를 통한 원자재 가격 안정화’(16.7%)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규제 완화’(16.7%) △‘경제 불확실성 해소 노력’(12.7%) 등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복합적 요인으로 건설 기업들의 금융 비용 부담이 커지며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며 “건설 업계가 한계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금리·수수료 부담 완화, 원자재 가격 안정화, 준공 기한 연장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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