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부진에 발목 잡힌 금융지주계 증권사, 리테일서 만회

시간 입력 2024-02-14 15:00:00 시간 수정 2024-02-13 17: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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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계열 4곳 영업이익 총 1조3175억원…35% 증가
브로커리지는 두 자릿수 증가…IB는 수익 급감

금융지주 증권사 대부분이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사업부문에 따른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자산관리(WM) 등 리테일 사업에서는 선전한 반면 기업금융(IB) 사업은 부진을 지속해 고민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금융지주계열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총 1조3175억원으로 전년(9762억원) 대비 3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는 KB증권의 영업이익이 6726억원으로 전년(2372억원) 대비 183.6%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NH투자증권도 7258억원으로 1년 전(5214억원)보다 39.2% 증가했고 신한투자증권도 2531억원으로 전년(1210억원) 대비 109.2% 늘었다.

유일하게 하나증권만 영업이익이 2022년 966억원에서 지난해 -334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공통적으로 지난해 리테일 사업에서 선전한 반면 IB 사업은 수수료 이익이 1년 전에 비해 급감했다. 증시 회복에 따라 주식거래 대금이 증가하면서 주식매매 수수료는 늘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진으로 IB 수익 타격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PF나 해외 대체투자 등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수익보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왔고 WM 부문 등 리테일 부문은 각사 전략에 따라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업계에서도 지난해부터 앞다퉈 경쟁력을 강화해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식 거래로 벌어들이는 수탁 수수료는 이들 증권사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KB증권이 4495억원으로 전년 대비 22.9%나 늘어 가장 크게 증가했고 NH투자증권도 4246억원으로 14.4% 증가했다. 신한투자증권도 3535억원으로 14.4% 늘었고 금융상품 수수료는 1102억원으로 32.1%나 늘었다.

반면 IB 수수료 수익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호실적을 기록한 KB증권도 IB 수수료 수익은 31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 감소했고 NH투자증권도 2778억원으로 11.5% 줄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1991억원으로 21.4% 감소했다.

하나증권은 전체 수수료이익이 3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하나증권의 수탁수수료는 13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반면 인수·주선, 매수·합병, 채무보증 등 IB 관련 수수료 수익은 13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7% 줄었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도 리테일 강화에 집중하는 한편 IB 사업은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주식발행시장(ECM)·채권발행시장(DCM) 등 전통 IB에 집중하는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평균거래대금은 20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브로커리지 영업환경은 양호한 수준으로 생각된다”며 “국내 부동산PF에 이어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가 큰 증권사의 경우 실적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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