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증권 품는 우리금융그룹, ‘종금+증권업’ 라이선스 시너지 노린다

시간 입력 2024-02-07 07:00:00 시간 수정 2024-02-06 15: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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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중대형급 물색하다 여건 맞지 않아 소형사로 눈 돌려
자기자본 500억대·적자 지속…우리종금과 시너지 효과는 기대
적자 상태인 포스증권, 우리금융 증권업 라이선스 확보에 의의 둬

우리금융그룹이 오랜 숙원이었던 증권사 인수의 대상으로 한국포스증권(이하 포스증권)을 낙점했다.

기존 우리종합금융이 보유한 종금업 라이선스와 포스증권의 증권업 라이선스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는 반면, 자기자본 1조원이 되지 않는 소형사이기에 향후 인수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6일 사외이사들에게 포스증권 인수 추진 방안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 판매 서비스 플랫폼인 ‘펀드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소형 증권사다. 자기자본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502억원 수준으로 금융투자협회 등록 증권사 62곳 중 54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4대 금융그룹 중 한 곳인 우리금융 소속으로 인수가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모그룹의 지원사격을 받아 자기자본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인수 대상 증권사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리테일(소매금융)에 강점을 갖고 있는 중대형급 증권사를 대상자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왔다. 이에 유안타증권,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이들 증권사들은 매각 의사를 보이지 않은데다, 때마침 부동산PF발 리스크가 거론되면서 대부분의 중소·중견 증권사들이 타격을 입음에 따라 마땅한 매물 찾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리금융은 당초 계획을 수정해 소형사까지 인수 대상으로 물색에 나섰다. 소형사를 인수하더라도 우리금융에 필요한 증권업 라이선스는 확보할 수 있어 인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금융은 자회사로 우리종합금융(종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증권업 라이선스는 없어 비은행 부문 확대에 한계를 겪고 있었다. 이에 우리종금을 통해 증권사 인수자금 5000억원을 확보하고 매물을 찾아다녔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포스증권 인수를 두고 기대감과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인 전망은 우리금융이 이미 우리종금을 통해 종금 라이선스를 갖고 있어, 포스증권의 증권업 라이선스와 시너지 효과를 내 타 증권사 대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종금업은 발행어음,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예금자보호를 적용받을 수 있어 안정성이 크다.

현재 소형 증권사인 포스증권도 우리금융의 지원사격을 받아 규모의 성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주요 5대 금융그룹 중 우리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4곳(KB·NH·신한·하나금융) 소속 증권사들은 모두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의 대형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포스증권의 규모가 작고 수익성도 오랫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우리금융이 원하는 시너지 효과보다 손실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포스증권은 연간 당기순손익 기준 △2019년 -34억원 △2020년 -43억원 △2021년 -16억원 △2022년 -73억원 △2023년 3분기 -42억원을 기록해 왔다. 역대급 호황으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실적 호조를 기록했던 2021년에도 적자폭이 줄었을 뿐 흑자전환을 하지 못한 것이다.

온라인 기반으로 별도의 오프라인 지점망도 없으며 리테일 고객층도 작은 편이다. 만약 우리금융이 포스증권을 인수하게 되면 상당 기간 손실을 감안하고 기초체력 강화에 나서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입장에서는 일단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다는 데 의의를 두고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간의 손실을 메우고 규모를 키우기 위한 작업이 쉽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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