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원료의약품 자급도 11.9%…값싼 중국·인도산 수입 늘어

시간 입력 2024-01-31 17:47:37 시간 수정 2024-01-31 17: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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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도 심화되면 의약품 수급 불안정 반복
업계 “국산 원료 세제혜택·인센티브 필요”

식약처가 발간한 2023 식품의약품 통계연보 중 원료의약품 국내자급도 이미지. <사진제공=식약처>

원료의약품 국내자급도가 11.9%로 통계가 공개된 15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2023 식품의약품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원료의약품 국내자급도는 11.9%로 나타났다.

원료의약품은 합성·발효·추출 등을 통해 제조된 물질로, 완제의약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원료다. 

또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원료의약품 순생산액(생산-수출)’을 ‘국내 생산 규모(생산-수출+수출)’로 나눈 것을 의미한다. 자급도가 낮아졌다는 것은 수입액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료의약품 수입은 주로 중국과 인도에서 이뤄졌다. 중국은 수년간 원료의약품 수입액 1위 국가로, 지난해에만 약 1조2000억원(9억1687만달러) 규모가 수입됐다. 이어 인도(약 4000억원), 일본(약 3000억원) 순으로 수입액이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측면에서 중국이나 인도의 원료의약품이 훨씬 싸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우선적으로 쓸 수밖에 없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약가를 인하해야하는 현재 정책상 국산 원료의약품을 쓰기도 생산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가 심화되면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 등으로 의약품 수급 불안정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감기약, 해열제, 변비약 등 사용량이 많은 약제의 수급 불안정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코로나19와 독감의 트윈데믹, 백신 접종 등으로 인한 감기약 사용량 증가로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품절 사태가 발생했다. 2022년부터 2023년 초까지는 원료 수급 및 채산성 악화로 인해 수산화마그네슘 성분의 변비약 마그밀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지난 3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낮은 원료의약품 자급률로 의약품 수급불안 위험이 높아지는데도 국산 원료의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를 촉진하는 우대 정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안명수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필수의약품지원본부장은 “현재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로 이원화되어 있는 의약품 안정공급에 대한 책임을 한 곳으로 조정해야 한다”면서 “원료의약품 확보, 약가 조정,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제공, 제조역량 강화, 유통체계 모니터링 개선과 같은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희연 기자 / c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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