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부실자산 4개 분기 연속 증가…BNK투자증권 등 중소형사 ‘경고등’

시간 입력 2024-01-22 12:00:00 시간 수정 2024-01-19 17: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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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분기 이후 45% 늘어…4조원 돌파 코앞
중소형사, 높은 증가율 보여…부동산 PF 부정적 영향

증권사의 부실자산이 2022년 4분기부터 매분기 증가해 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본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부실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3조88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말(2조6718억원) 대비 45.3% 증가한 수치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금액으로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금융권의 여신은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개로 구분되는데 이 중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을 합한 값이 고정이하여신이다.

증권사 고정이하여신은 2022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증가했다. 2022년 3분기 말 2조2120억원에서 4분기 말 2조6718억원으로 20.8% 늘어난 뒤 △2023년 1분기 말 3조397억원 △2023년 2분기 말 3조7494억원 △2023년 3분기 말 3조8833억원 등으로 지난해는 지속 증가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형 증권사의 고정이하여신 증가율이 높았다. BNK투자증권은 고정이하여신이 지난해 3분기 말 1500억원으로 전분기(971억원) 대비 54.5% 늘었고 IBK투자증권은 156억원으로 규모는 작았지만 전분기(115억원)보다 36.2% 증가했다.

이 외에 현대차증권도 1376억원으로 1개 분기 만에 28.2% 늘었고 한화투자증권은 780억원으로 27.5% 증가했다. 이 중 BNK투자증권은 2022년 2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으로 고정이하여신이 증가했고 한화투자증권은 같은 해 3분기부터 5개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증권사의 고정이하여신 증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몇년간 중소형 증권사는 고위험 사업장을 중심으로 부동산PF 사업을 확대해 큰 수익을 벌었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유동성 위기와 부동산 시장 악화 여파로 기업금융(IB) 수익은 급감하고 PF 리스크까지 떠안게 됐다.

김명수 나이스신용평가 대표는 “본 PF 63조 중 분양률이 낮아 위험도가 높은 쪽은 주로 증권사 취급분”이라며 “대형 증권사들은 과거 수년간 호황으로 자기자본이 확충됐고 은행계 증권사들과 캐피탈사, 저축은행 등도 자체 위험관리와 은행들의 백업으로 크게 문제가 없지만 PF 대출 위험은 중소형 증권사와 일부 캐피탈사 등에 국한될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총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인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중소형 증권사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높을수록 부실위험이 큰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데 BNK투자증권이 12.19%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았고 이어 △하이투자증권 7.56% △유진투자증권 7.55% △현대차증권 6.42% 순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소형 증권사의 부동산PF 사업은 확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리테일이나 자산관리(WM), 전통 IB 등 수익 다각화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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