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지난해 영업익 27조원 돌파 전망…상장사 1·2위 유력

시간 입력 2024-01-18 07:00:00 시간 수정 2024-01-17 17: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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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산 매출 263.5조·영업이익 27.5조 ‘사상 최대’ 예상
생산 정상화·판매량 확대 주효…미국 판매 역대 최고
친환경차 필두 제네시스·SUV 중심 수익성 개선 주력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상장사 영업이익 1·2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정상화에 힘입어 고수익 차종인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 호조를 지속한 덕분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보급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장해 수익성 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162조7710억원, 영업이익 15조4558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의 2022년 매출 142조5275억원, 영업이익 9조8198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20조2435억원(14.2%), 영업이익은 5조6360억원(57.4%) 증가한 수치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 100조7524억원, 영업이익 12조607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가 2022년 매출 86조5590억원, 영업이익 7조2331억원의 실적을 냈던 점을 고려하면 매출은 14조1934억원(16.4%), 영업이익은 4조8276억원(66.7%)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합산 실적은 매출 263조5234억원, 영업이익 27조5165억원으로 예상된다. 2022년 대비 매출은 34조4369억원(15%), 영업이익은 10조4636억원(61.4%) 늘었다. 2010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현대차와 기아 모두 연간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로써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아쉬운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치고 나란히 국내 상장사 중 영업이익 1·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2009년 이후 14년 연속 상장사 영업이익 1위를 지켜왔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장사 영업이익 3위로 밀려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4.9% 감소한 6조54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생산 라인.<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기아의 호실적 비결은 빠른 생산 정상화를 통한 글로벌 판매량 확대에 있다. 지난해 3분기 현대차 국내공장의 가동률은 103.8%, 북미공장 가동률은 100.2%로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7.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아 국내공장의 가동률은 108.6%, 미국공장 가동률은 117.4%로 16.9%포인트, 22.2%포인트 급증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대차 브라질·베트남·인도네시아공장과 기아 멕시코·인도공장을 제외한 대부분 공장의 가동률은 100%를 넘어섰다. 잔업·특근 등을 통한 추가 생산이 필요할 정도로 생산량이 늘었다는 의미다.

그 결과 현대차의 지난해 국내외 판매량은 421만6680대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이 기간 기아의 국내외 판매량도 308만5771대로 6.3% 늘어났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합산 국내외 판매량은 730만2451대로 토요타와 폭스바겐에 이어 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로 도약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기아가 주력 해외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 호조를 지속한 점도 주효했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전년 대비 12.1% 증가한 165만2821대를 판매했다. 미국 진출 이후 최고 기록으로, 제너럴모터스(GM)·토요타·포드에 이어 4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판매량 87만370대를 기록해 처음으로 연간 80만대를 넘어섰다. 기아도 지난해 미국에서 78만2451대를 판매해 신기록을 경신했다.

제네시스, SUV, 친환경차 등 고수익 차종의 선전이 눈에 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전년 대비 52.3% 증가한 27만8122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18만3541대로 47.8% 증가했고, 전기차도 9만4340대로 62.6% 급증했다. 전체 미국 판매량 중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6.8%를 기록했다. 2020년 3.2%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5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 8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여파에도 선전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달성한 연간 150만대 판매는 수치적 측면에서도 큰 성과지만, 품질과 상품성·브랜드력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기꺼이 열게 하는 최선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기아 EV4 콘셉트.<사진제공=기아>

현대차·기아는 올해 전기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대폭 확장해 수익성 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다. 신차 전략의 핵심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해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출시를 앞둔 신형 전기차는 캐스퍼 일렉트릭, 아이오닉7, EV3, EV4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공급자 우위에서 소비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자동차 수요가 둔화할 수 있어 각 시장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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