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 선출 ‘먹구름’…KT처럼 ‘새판짜기’ 되나

시간 입력 2024-01-16 07:00:00 시간 수정 2024-01-15 17: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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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 논란 불거지며 ‘호화 이사회’ 최대 변수로  
KT 때처럼 국민연금이 추가 행동 나설 가능성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최정우 회장의 3연임 잡음에 이어 이번엔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인 사외이사 전원이 ‘호화 이사회’ 논란으로 경찰에 입건됐다. 후추위는 끝까지 회장 선출 절차를 완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만큼 KT처럼 ‘새판짜기’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포스코홀딩스의 ‘호화 이사회’ 의혹과 관련 조만간 최정우 회장 등 피고발인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앞서 서울 수서경찰서는 최근 최 회장과 포스코 사내·외 이사 등 16명을 업무상 배임 또는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해왔다. 후추위는 위원장인 박희재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를 비롯해 사외이사 7명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8월 6일부터 12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캐나다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면서 총 6억8000만원을 사용했다. 문제는 해당 비용을 사규에 따라 포스코홀딩스가 집행해야 하지만 자회사인 포스코와 캐나다 현지 자회사 포스칸이 나눠서 집행했다는 점이다. 6억8000만원 중 포스코홀딩스가 3억5000만원, 포스칸이 3억1000만원, 포스코가 2000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추위는 사태수습을 위해 입장문을 내고 “포스코홀딩스 해외이사회 중 비용이 과다하게 사용됐다는 문제제기와 관련해 비판하는 취지를 겸허하게 수용할 것”이라면서도 “새 회장을 선출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모든 후추위 위원들과 함께 더욱 자중하며 낮은 자세로,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후추위의 입장 표명에도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사외이사 7명 가운데 현직 대학교수인 4명은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KT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KT는 2022년 하반기 당시 구현모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지만, 국민연금이 절차적 투명성을 지적하며 반대해 무산됐다. 이후 KT는 사외이사 전원을 새로 구성한 뒤 수장 선임 작업을 진행했고, 6개월 이상의 경영 공백을 겪은 끝에 LG 출신의 김영섭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후추위가 회장 선출 절차를 끝까지 완수하겠다며 사실상 버티기에 돌입했지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추가 행동이 나올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이럴 경우, 기존 후추위가 해산되고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후추위는 오는 17일 1차 후보군인 22명을 대상으로 ‘롱 리스트’를 확정하고, 이달 말 최종 후보자 5명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어 다음달 ‘파이널 리스트’로 좁혀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해 오는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다.

현재 내부 후보로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 인터내셔널 부회장,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외부 후보에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이영훈 전 포스코건설 사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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