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유류할증료 인상 ‘숨 고르기’…아시아나항공 ‘상승’

시간 입력 2023-10-17 17:40:00 시간 수정 2023-10-17 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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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최대 22만6800원·아시아나 17만8800원
싱가포르 항공유 기준 2개월 연속 14단계 적용 영향
항공권 가격 부담 소폭 가중…여객 증가세 유지 전망

국적 대형 항공사(FSC)인 대한항공이 11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동결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소폭 인상에 나선다. 최근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등을 반영한 요금 책정으로,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겨울 비수기 항공권 가격에 대한 해외여행객의 부담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11월 한국 출발 편도 기준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 3만800원~22만6800원, 아시아나항공 3만2300원~17만8800원으로 책정됐다. 10월 대한항공 3만800원~22만6800원, 아시아나항공 3만2000원~17만7100원과 비교하면 대한항공은 변동이 없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운항 규모와 유류 소모량 등을 고려해 한 달 새 최대 1700원 인상됐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별도로 부과하는 요금을 뜻한다. 국제선 유류할증료의 경우 싱가포르 항공유(MOPS)의 현물 시장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MOPS 갤런(1갤런=3.785L)당 평균 가격이 150센트 이상일 때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부과하고, 그 이하면 받지 않는 방식이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MOPS를 기준으로 총 33단계로 나뉘는데, 11월에는 10월과 같은 14단계가 적용된다. 11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책정의 기준이 되는 9월 16일부터 10월 15일까지의 MOPS 평균 가격이 14단계 범위에 해당하는 282.33센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앞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국제 유가 상승세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과 8월 22단계를 기록하며 최대 33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2016년 7월 유류할증료 산정에 ‘거리 비례 구간제’를 도입한 이래 가장 높은 단계다. 이후 국제 유가의 하향 안정화 영향으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지난해 9월 16단계, 11월 14단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3월 13단계, 4월 10단계, 6월과 7월 7단계로 꾸준히 낮아졌다.

하지만 최근 국제 유가 상승의 여파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8월부터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고, 9월과 10월에는 3단계씩 오르며 상승 폭이 더 커졌다. 11월의 경우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환율과 함께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11월 유가 산정 기간에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였으며,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라 12월에 단계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유류할증료는 항공권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되기에 단계가 낮은 기간에 미리 발권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항공기.<사진제공=대한항공>

국제선과 달리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일괄 인상된다. 11월 편도 기준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국적 저비용 항공사(LCC)들도 10월 1만3200원보다 1100원 인상된 1만4300원을 적용한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전월 1일부터 말일까지의 MOPS 평균 가격이 갤런당 12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한다.

업계는 전통적 비수기로 분류되는 4분기에 진입한 가운데 국제선 유류할증료 부담이 소폭 줄어들면서 해외여행객 증가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 국적 항공사를 이용한 국내선·국제선 여객 수는 663만744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5.4%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9월(699만1593명)과 비교해도 94.9%를 이미 회복한 수치다. 다만 항공유 가격 인상에 따른 연료비 지출 증가로 인해 고정비 부담이 가중된 점은 항공사로서 고민거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류할증료를 포함한 항공권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으나,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가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해외여행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항공사로서는 연료비를 포함한 영업 비용이 증가할 수 있어 수익성 방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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