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중견기업, 엔데믹이 상반기 실적 갈랐다…제주항공 ‘날고’, 씨젠 ‘지고’

시간 입력 2023-08-20 07:00:01 시간 수정 2023-08-24 17: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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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중견기업 상반기 영업익 5조9067억 20.0%↓
반도체 업황 부진 여파…IT전기전자 64.9%↓ ‘최악’
엔데믹 전환에 여행 수요 회복…운송·서비스 영업익↑
CEO스코어, 국내 500대 중견기업 상반기 실적 조사

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 중견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IT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이 60.0% 넘게 급감한 반면, 운송 및 자동차·부품 업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코로나 엔데믹(풍토병) 선언으로 여행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이 급증한데 반해, 코로나19 진단 키트 업체인 씨젠은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대조를 보였다.

2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국내 500대 중견기업 가운데 이달 16일 기준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497개사를 대상으로 경영 실적을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상장 중견기업의 영업이익은 5조9067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3793억원 대비 20.0%(1조4726억원)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들 중견기업의 영업이익 감소 폭은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 감소 폭보다는 훨씬 낮았다. 올 상반기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48조3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102조1240억원 대비 52.6%(53조7469억원)나 급감했다. 대기업의 영업이익 감소 폭이 중견기업의 2배를 넘는 셈이다.

같은 기간 이들 중견기업의 매출액은 114조7456억원에서 114조5391억원으로 0.2%(2065억원) 감소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한파 등으로 인해 IT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올 상반기 IT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은 628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7929억원에 비해 64.9%(1조1645억원)나 급김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대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았고, 그 충격파가 중견기업의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같은 기간 석유화학 업종의 영업이익도 1조301억원에서 6343억원으로, 38.4%(3958억원)나 쪼그라들었다. 이어 △철강·금속·비금속(-3113억원·33.1%↓) △제약·바이오(-2596억원·41.3%↓) △생활용품(-2043억원·29.8%↓) △의료기기(-436억원·26.9%↓) △유통(-350억원·27.1%↓) 등도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반면 코로나 엔데믹 전환으로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운송 업종은 지난해 영업 적자에서 올해 큰 폭의 흑자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 운송 업종의 영업이익은 3491억원으로, 전년 동기 -359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자동차·부품 업종도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지난해 상반기 2689억원에서 올해 6203억원으로, 130.7%(3514억원)나 급증했다. 이어 △서비스(2024억원·27.8%↑) △조선·기계·설비(81억원·2.2%↑) △식음료(2억원·0.1%↑) 업종 등도 영업이익이 늘었다.

기업별로는 제주항공의 영업이익 증가 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953억원으로, 전년 동기 -1346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도 -685억원에서 102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국내외 항공 수요가 폭발한 덕을 톡톡히 봤다.

항공사뿐만 아니라 호텔·리조트 업체인 아난티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올 상반기 아난티의 영업이익은 1799억원으로, 전년 동기 405억원 대비 343.7%(1394억원)나 급증했다. 특히 아난티는 1년 새 분양 수익이 크게 늘면서 올 상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파라다이스(1201억원·흑자전환), 다원시스(767억원·흑자전환), 와이지엔터테인먼트(499억원·323.3%↑), JYP Ent.(443억원·101.9%↑), HSD엔진(406억원·흑자전환), 빙그레(363억원·160.3%↑), 카프로(342억원·적자 축소) 등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코로나 팬데믹의 대표적인 수혜주였던 씨젠은 올 상반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씨젠은 지난해 상반기 2127억원의 영업 흑자에서 올 상반기에는 234억원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진단 키트 판매로 영업이익이 폭발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엔데믹 전환으로 실적이 고꾸라진 것이다.

불소화합물 제조 업체인 후성도 지난해 상반기 830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올해 -205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이어 인탑스(-938억원·88.7%↓), SIMPAC(-744억원·81.8%↓), 원익IPS(-695억원·적자전환), 동화기업(-694억원·적자전환), 주성엔지니어링(-624억원·95.6%↓), 위메이드(-590억원·적자 확대), 티에스이(-548억원·적자전환), 한미반도체(-519억원·79.7%↓) 등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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