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 악화 ‘직격탄’…대한항공·아시아나, 중국 하늘길 좁힌다

시간 입력 2023-06-28 07:00:05 시간 수정 2023-06-28 04: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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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베이징 등 핵심 중국 노선 운항 중단
여객 수요 부진 탓…수익성 방어 고육지책

대한항공 보잉 777F.<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보잉 777F.<사진제공=대한항공>

국적 대형 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일부 중국 노선의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 한·중 관계 경색과 여객 수요 감소로 인해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8월 1일부터 김포~베이징 노선 운항을, 8월 9일부터 인천~샤먼 노선 운항을 각각 중단할 계획이다. 두 노선 모두 하계 스케줄이 끝나는 10월 28일까지 운항을 멈춘다.

아시아나항공도 7월 6일부터 김포~베이징 노선 운항을, 7월 8일부터 인천~선전 노선 운항을 각각 10월 28일까지 중단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지난 20일부터 인천~시안 노선 운항을 멈춘 상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여름 성수기 진입을 앞두고 중국 노선의 운항 중단을 결정한 건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에도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 노선 여객 수는 120만6374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5월(721만3038명)의 16.7%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 1~5월 일본 노선 여객 수가 697만2453명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중국 노선의 수요 부진은 더욱 부각된다.

중국 정부는 올해 초부터 전 세계 60개국을 대상으로 자국민의 해외 단체 여행을 허용했지만, 한국인의 중국 단체 관광은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조치를 두고 미국과 일본에 치우친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 탓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한·중 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한국인의 중국 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 운영을 두고 수익성 면에서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만큼 수요가 부족하다는 의미”라며 “중국의 출입국 절차 간소화 등 개선 여지가 없다면 중국 노선이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름 성수기 동안 일부 중국 노선 운항이 중단되더라도 다른 중국 노선의 재운항과 증편으로 인해 전체 운항 횟수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코로나19 기간 중단했던 인천~창사 노선 운항을 7월 19일부터, 인천~웨이하이 노선 운항을 9월 27일부터 각각 재개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한·중 노선 항공편은 6월 주당 95회에서 7월 주당 124회로 늘고, 8월에도 주당 114회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은 6~8월 전체 한·중 노선 항공편을 주당 85회로 유지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32개 한·중 노선을 주 230회, 아시아나항공은 28개 한·중 노선을 주 220회 운항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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