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숙원’ 일반환전 업무 허용…수익증대 여부는 ‘물음표’

시간 입력 2023-06-14 07:00:11 시간 수정 2023-06-13 17: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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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9개 종투사에 개인고객 환전업무 허용 예정
리테일 강한 증권사에 호재 예상…시스템 마련 비용은 변수

올 하반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 주요 증권사들에 한해 일반고객 대상 환전 업무가 허용될 예정이다.

이에 새로운 먹거리에 목이 마른 증권사들의 입장에서는 수익성 증대를 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단 기존에 하지 않던 일반고객 대상 환전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비용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증권사 별로 전망이 엇갈린다.

14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8일 ‘외환제도 개편방안’에 대한 행정예고를 실시했다.

해당 방안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종투사 인가를 받은 대형 증권사에 한해 개인‧기업 고객 모두를 대상으로 일반환전 업무가 허용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이면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에 한해 기업 대상 환전 업무만 가능했다.

이 외의 증권사가 할 수 있는 환전 업무는 투자를 목적으로 할 때에만 가능했으나, 이제는 해외여행‧출장 등 다양한 목적으로도 일반적인 환전이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까지 종투사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총 9곳으로, 미래에셋‧메리츠‧삼성‧신한투자‧키움‧하나‧한국투자‧NH투자‧KB증권이다.

우선 증권업계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금융투자협회는 해당 방안이 처음 발표된 지난 2월 “종투사인 증권사는 다양한 환전 관련 서비스 제공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외환시장의 경쟁을 촉진해 환전수수료 절감 등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올 들어 ‘엔데믹’으로 인한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전보다도 늘어나면서, 금융사의 환전 관련 수익은 크게 늘어난 상태다. 이에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 증권사 역시 반사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 기준 국내 항공사 이용객 수만 932만9254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 늘어났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월(1087만5463명)과 비교해도 약 86%에 달할 정도로 거의 회복된 상태다. 하반기에 들어서면 해외여행객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미 일반고객 대상 환전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은행권 역시 늘어난 수요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권의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가운데서도 외환 관련 이익은 1조원 가량 늘어났다.

증권사의 일반 환전업무 허용은 특히 리테일이 강할수록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종투사 증권사들이 대형사들인 만큼 기존 계좌보유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선점 경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종투사 증권사 중 수탁수수료(브로커리지) 수익이 1000억원을 넘은 곳은 9개사 중 5곳(키움‧미래에셋‧삼성‧KB‧NH투자증권)이다.

특히 최근 ‘서학개미’ 열풍으로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고객이 많아지면서 증권사들 역시 관련 부서를 늘리는 등 대응에 힘썼다. 키움증권은 지난 2021년말 해외주식투자 수요에 맞춰 외환거래팀을 신설해 외환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외환 관련 업무의 상당부분을 은행에 의존해야 해 증권사 입장에서 고객에게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를 느껴 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환전업무 허용으로 고객에게 보다 넓은 범위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외환업무를 위해 꼭 필요한 딜링룸 등이 현재 증권사에는 구비돼 있지 않아 관련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만 해도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실익이 크지 않을 경우 막상 증권사들이 외환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은행들이 주도하고 있는 환전 업무를 증권사들이 새롭게 참여해도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쉽지 않아 비용을 투자할 만한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며 “당국이 마련할 세부적 규제 내용을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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