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사퇴, 빨간불 켜진 KT…“문정부 이사진 대폭 물갈이되나”

시간 입력 2023-03-27 17:49:12 시간 수정 2023-03-27 17: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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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 차기 대표 후보자, 27일 사퇴 결정
상반기 내내 경영 공백…이사회 책임론 커져

KT 차기 대표 후보로 내정됐던 윤경림 사장이 주주총회를 나흘 앞두고 사퇴하면서 경영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두 번의 대표 후보 낙마로,  이사회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7일 KT는 윤경림 사장이 이날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서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윤 사장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CEO가 선출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윤 사장의 사퇴로, 그가 추천한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TF장의 사내이사 후보 자격도 자동으로 폐기됐다.

KT는 상반기 내내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사회가 다시 차기 대표 후보 선출을 위해 공모 과정을 거치더라도, 빨라야 5~6월께나 새 대표가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통상적으로 11월 중순에서 12월 초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해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반년이 넘도록 경영공백이 지체되는 셈이다.

물론 대표 직무대행이 비상경영체제 등을 가동해 당분간 경영을 맡겠지만, 임원인사나 조직개편, 굵직한 사업 추진 결정 등은 하기 어려워 당분간 리더십 부재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직무대행은 정관에 따라 미등기임원인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사장이나 강국현 마케팅부문장 사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사회에서 선출한 후보가 두 번이나 낙마하면서 경영공백 사태가 빚어진 만큼, 현 사외이사들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31일 예정된 주총에서 강충구, 여은정, 표현명 사외이사에 대한 재선임 안건이 부결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윤경림 당시 대표 후보자 선임에는 ‘찬성’을 권고했지만, 이들 사외이사 3인에 대해서는 지배구조와 리스크 감독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KT 노조도 지난 23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윤 사장의 후보 사퇴에 대해 이사진의 책임을 물었다. 노조는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는 이사회를 비롯한 경영진의 책임이 가장 크다. 차기 대표 선임 절차를 밟으면서 대주주를 비롯한 기업 구성 관계자와의 소통을 통해 경영안정성을 확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얻지 못해 혼란을 자초했다”면서 “현재의 경영위기 상황을 초래한 이사진은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충구·여은정·표현명 사외이사 3인에 대한 재선임이 불발된다면, KT는 임시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충원한 후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임기가 남아있는 KT 사외이사는 김대유, 유희열, 김용헌 등 3명으로, 차기 대표 후보 선임을 진행하기에는 대표성 측면에서 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또한 김대유·유희열·김용헌 3인도 문재인 정부 시절 선임된 사외이사라는 점에서 강충구·여은정·표현명 사외이사가 재선임 되지 않을 경우, 자진사퇴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이강철, 벤자민홍 사외이사가 자진사임할 당시에도 여권 입김에 대한 부담으로 물러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업계에서는 KT 차기 대표 후보로 구 여권 인사들이 유력한 것으로 점치고 있다. 1차 공모에 지원한 바 있는 김성태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등 친 여권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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