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혁신경영의 귀재’ 손민수 로카모빌리티 대표, “이제껏 없던 모빌리티 경험 전할 것”

시간 입력 2023-03-27 07:00:01 시간 수정 2023-03-27 0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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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 변경 통해 교통카드 사업자에서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모
취임 후 1년 만에 적자기업에서 흑자기업으로 전환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 정립…MaaS 솔루션 프로바이더 목표

그를 수식하고자 ‘여성’이나 ‘유리천장’이라는 부가적 단어를 차용할 필요는 없다. 경영관리 책임자로서 그간 그가 이뤄낸 성과는 한계기업을 건실한 사업체로 키워낸 사례에서 드러난다. ‘마이더스의 손’ 손민수 로카모빌리티 대표이사는 적자상태에 놓인 기업을 다시 한번 흑자로 일으켜 세우는 데 성공했다. 3월 23일 봄 꽃이 만연한 서울 청계천로 로카모빌리티 본사에서 손 대표를 만나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기업으로 로카모빌리티가 변화한 과정과 산업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모빌리티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28번(모빌리티 시대 본격 개막 및 국토교통산업의 미래 전략산업화)으로 선정됐을 정도로 주목되는 산업군이다. 이미 주요 선진국들이 미래 성장 차원에서 국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토교통부 역시 성공적인 MaaS 안착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을 만큼 그 중요성이 부각된 상태다. 

◆ 기업 아이덴티티 재정립, 모빌리티 사업자로 변신

“모빌리티(mobility)가 곧 미래 성장 가능성입니다.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서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BigData), 인공지능(AI) 등이 융·복합된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 서비스가 삶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는 시점에서 로카모빌리티는 MaaS(Mobility as a Service, 통합모빌리티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창출할 계획입니다.”

손 대표는 모빌리티 산업이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이자 국가 경제의 근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차원에서 기존 이동 수단 간 연계성을 강화하는 MaaS의 활성화 정책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자율차, UAM(도심항공교통) 등 미래형 교통 서비스까지 안착할 경우 급격한 성장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지난 2020년 11월 롯데카드 자회사 로카모빌리티의 전신인 이비카드에 합류한 이후 먼저 기업의 정체성(아이덴티티) 재확립에 전념했다.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 교통카드 정산 및 발행사업을 넘어선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비카드에 처음 합류했던 2020년 말 당시만 하더라도 회사는 물론 산업 전반의 상황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해 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 교통 관련 산업이 모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죠. 특히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할 만한 부가 수익원이 부족했던 것이 최대 단점이었던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것은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그간 이비카드는 경기, 강원, 충청을 주 사업권으로 한 교통카드 정산 사업자 및 선불 교통카드 발행 사업자로 AFC(Automatic Fare Collection, 자동요금징수 시스템)를 주요 매출원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기업이었다. 하지만 높은 운영 비용(OPEX)과 산업군의 성장 침체 등으로 적자의 늪을 벗어나기 어려웠던 구조는 기업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손민수 로카모빌리티 대표는 2020년 11월 취임 후 사명 변경 추진 및 체질 개선 등의 작업을 진두지휘하며 로카모빌리티의 수익성을 키웠다. <사진=민원기 프리랜서 사진기자>

손 대표는 AFC 정산사업의 경우 외부 환경에 따라 매출이 등락하는 특성상 타 산업군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코로나19로 이동량이 줄면서 취급고와 매출이 줄어든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AFC 정산업 외의 부가 수익원 확보가 절실했다. 선불형 교통카드(캐시비) 발급과 RF 후불형 교통카드(신용카드) 공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이비카드는 지난 2018년 23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전년(-60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줄었다. 그러나 손 대표 부임 직전인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45억과 156억원의 영업손실액을 기록해 적자 폭이 다시 확대된 상황이었다.

“재무 실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Business Paradigm)의 정립이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모빌리티’에 주목했죠. 이동 수단이 갈수록 다양화되는 시점에서 미래의 교통 관련 산업은 단순히 한 가지 분야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2021년 4월 이비카드에서 로카모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하고 CI(Corporate Identity)를 교체했다. 이는 모빌리티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손 대표의 강한 확신에서 비롯됐다.

이후 노력의 산물로 나온 것이 모빌리티 기업 전환을 위한 중장기 비전이다. 손 대표가 마련한 MaaS 솔루션 프로바이더(Solution Provider) 혁신 비전은 로카모빌리티를 정부나 산업군이 요구하는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는 일종의 ‘난제 해결사’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게 했다.

내부 조직도 모빌리티 기업에 걸맞게 재정비했다. 미래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로보틱처리 자동화(RPA) 기술 등을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대폭 높였다. 또 주요 계약과 입찰 구조 재검토, 표준계약서 적용, 자금관리 강화 등을 통해 운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지난해부터는 경영목표 달성에 대한 성과보상 프로그램을 신설해 임직원의 사기를 높이는 등 효율성을 더욱 강화했다. 체질 개선은 곧 성과로 이어졌다.

◆ 오직 실력으로 답할 뿐취임 첫해 적자기업 흑자 이끌다

로카모빌리티는 손 대표의 취임과 함께 적자기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났다. 지난 2021년 178억원의 영업이익과 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확보한 흑자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연결감사보고서 제출 이전인 만큼 아직 지난해 성과는 명확하지 않지만 로카모빌리티 측에서는 2022년 영업이익을 246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목표치인 194억원을 52억원(27%) 초과한 성과다. 이 중 신사업에서 발생한 영업이익은 전체의 15% 수준인 35억원에 달한다.

이는 무엇보다 사업 영역(포트폴리오)을 확장한 손 대표의 경영 전략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코로나19 확진 인구 확산과 정부 차원에서 시행한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 등으로 기존 사업의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 속 손 대표가 꺼내든 카드인 ‘신성장동력 마련’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교통 관련 산업의 비즈니스 확장 범위는 무궁무진합니다.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도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은 상당하지요. 신사업을 추진하고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업의 아이텐티티를 새롭게 정립한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새 출발은 사업 영위 범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뤄낼 수 있었던 일등공신입니다.”

손 대표는 흑자 전환 이후에도 외부 변동성에 영향을 크게 받는 수익 구조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규 인프라 구축 및 신규 사업 발굴에 온 힘을 쏟았다.

세부적으로 AFC의 범위를 기존 버스, 지하철, 택시 등을 넘어 해운, 전세버스 등으로 확장했다. 지난해 9월부터 전남 신안 지역의 여객선을 대상으로 정산시스템 시범서비스에 들어갔으며, 같은 해 12월부터는 제주도 전세버스로 대상을 확대했다. 

손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도입된 새로운 신기술도 일상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경기도 권역 버스를 대상으로 한 비콘(Beacon) 방식의 ‘비접촉 요금 결제 서비스(태그리스, tagless)’ 적용, 교통복지플랫폼 등 인프라 신사업 등은 흥행궤도에 올랐다.

손민수 로카모빌리티 대표가 IC 방식을 적용한 신개념 선불카드인 ‘로카모빌리티 교통카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민원기 프리랜서 사진기자>

‘로카M카드’ 프로젝트도 순항 중이다. IC 방식을 적용한 신개념 선불카드인 ‘로카M카드’는 신용·체크카드처럼 카드 단말기에 꽂아 결제할 수 있어 편의성을 더했다. 또한 로카M충전소 앱으로 간편하게 충전과 잔액을 확인할 수 있어 자녀를 둔 학부모나 MZ세대에게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교통비 상승으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등장한 ‘로카모빌리티 반띵 카드’도 인기다. 모회사인 롯데카드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방식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이 카드는 이름 그대로 대중교통 이용 금액을 ‘반띵(50% 할인)’해주는 것이 핵심 콘셉트다.

손 대표는 무엇보다 로카페이를 활용한 롯데카드와의 협업을 통해 기명회원을 확보한 동시에 데이터 및 플랫폼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연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신사업 확장으로 올해 영업익 50% 성장 목표

2023년 역시 신규 사업을 필두로 매출을 확대해 중장기적으로 사업 구조를 안정화하겠다는 포부다.

손 대표는 현재 대중교통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비즈니스 모델 확장에 열중이다. 아울러 무인 편의점이나 건물 출입 인증 등에 태그리스 기술을 응용 도입해 AFC 정산사업의 범위도 넓혀나갈 방침이다.

또 로카모빌리티 카드를 폭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존 인프라 외 유통사나 제휴처를 확대하는 방식의 발행사업으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손 대표는 교통카드를 넘어선 선불카드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는 것이 지금의 흑자 전환 기조를 유지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로카페이 모듈 제공을 통한 페이먼츠(Payment)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고 평가되는 만큼 손 대표가 취임 당시 가졌던 ‘모빌리티 기반의 수익 모델 확보’라는 경영목표는 이미 반환점을 돌았다고 볼 수 있다.

나머지 수익 모델 확보 계획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해 개발 완료한 택시 앱 미터기를 발판삼아 대전, 부산, 파주 등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고객의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이라는 기치를 내건 만큼 경쟁사업자 대비 우수한 편의성과 인프라 구축을 자신하고 있다. 

“국내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할 업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술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또 모회사인 롯데카드와의 협업을 통해 선불 충전형 교통카드를 넘어선 다양한 방식의 교통카드를 출시해 고객 편의를 도모하고 있지요. 이는 모빌리티 산업군에서 로카모빌리티만이 가진 최대 강점이자 경쟁력으로 자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올해는 따릉이로 대표되는 대여형 자전거, 공유 킥보드 등 PM(Personal Mobility) 사업자 및 플랫폼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환승 서비스 사업 확대로 PM과 대중교통을 연계해 고객 니즈 충족과 추가적인 수익성 창출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로카모빌리티는 이미 지난해 3월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 ‘지쿠터’를 운영 중인 지바이크와 대중교통 정산사업·퍼스널 모빌리티 공유서비스 제휴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PM 업체와의 폭넓은 협력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투자비용 절감과 시너지를 동시에 발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MaaS 서비스 확대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선제적으로 모든 교통수단에 대한 최적 경로 안내, 예약, 결제 등을 제공하는 단일 플랫폼을 구축해 다양한 교통수단을 하나의 교통수단처럼 연계한다는 점에서 정부 방침과 로카모빌리티의 전략은 연결돼 있다.

손민수 로카모빌리티 대표는 모빌리티 사업자로서의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갖고 MaaS 솔루션 프로바이더(Solution Provider)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민원기 프리랜서 사진기자>

◆ 로카모빌리티 존재의 이유, “오늘 보다 진화한 내일을 연다”

로카모빌리티의 올해 영업이익 달성 목표치는 372억원이다. 기존 사업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 292억원, 신사업에서 창출되는 영업이익이 80억원이다. 이를 달성할 경우 로카모빌리티 창립 이래 최고 실적이다.

손 대표의 경영성과 이면에는 로카모빌리티의 기술이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쓰임’이 되고자 하는 의지가 녹아있다.   

“모빌리티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단순히 사업 영위 기업의 수익성 창출을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사회적 책임을 향상 고민하는 로카모빌리티가 될 것입니다.”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적 변화에 맞춰 각 지자체와 연계한 생활밀착형 통합 교통복지 플랫폼 구축에 열심인 이유도 그 올바른 쓰임을 위한 행동이다. 교통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광고 서비스 구축(TagAD)과 대중교통망을 기반으로 한 물류 서비스 구축(TagRo) 등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로카모빌리티의 비즈니스 지향점을 묻는 질문에 손 대표는 ‘모빌리티 기술로 좀 더 진화한 내일을 연다’는 결의를 내보였다. 이것이 로카모빌리티가 시민들의 삶과 어우러지는 방식이기도 하다.

“로카모빌리티는 수요자 관점의 맞춤형 이동 서비스 강화를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이동권 사각지대에 놓인 벽지나 비수익 노선이 운행되는 교통 취약지역의 주민들도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더욱 매진할 것입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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