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2층 건물 한 채를 통째로”… 다이소 명동역점, 한 번 들어가면 ‘최소 30분’

시간 입력 2023-03-21 07:00:02 시간 수정 2023-03-22 15: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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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른 외국인·‘일부러’ 들른 내국인들로 북적
상품 종류와 양 일반 매장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아
외국인 선호하는 김과 인스턴트 커피는 매대 한가득
엘리베이터·화장실 갖춰 장시간 쇼핑도 문제 없어

지난 3월 1일 재오픈한 다이소 명동역점 외관.  <사진=김연지 기자>

아성다이소가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던 ‘다이소 명동역점’을 1년여 만에 리모델링 한 후 재오픈했다. 다이소 명동역점은 12층 건물 한 채를 통째로 사용하는 파격적인 형태로 돌아왔다. 다이소 명동역점 입구 쪽 창에는 층별 안내도가 크게 붙어있다. 입구를 통해 들어서면 4개 국어(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로 된 카탈로그도 집어갈 수 있게 놓여 있다. 

20일 방문한 다이소 명동역점은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방문객으로 붐볐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늘며 명동 상권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다이소 명동역점 내부에서도 여행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들은 대부분 관광을 하다 다이소 간판을 보고 우연히 들른 경우가 많았다. 내국인들은 인근 직장인들과 재오픈 소식을 듣고 일부로 찾은 사람들이 주를 이뤘다.

◆ ‘우연히’들른 외국인 관광객“일본·미국 매장보다 커요”

왼쪽부터 2층 마스크팩 코너에서 상품을 둘러보는 관광객, 3층 문구류 매장에서 캐리어를 타고 다니는 관광객 , 4층 캐릭터 상품을 둘러보는 관광객의 모습. <사진=김연지 기자>

외국인 손님이 가장 붐볐던 곳은 2층, 3층, 4층이다. 각각 뷰티 상품, 문구용품, ‘디즈니’ 등의 캐릭터 상품을 판매한다. 계단으로 한 층씩 이동하면서 1층부터 12층까지 간략하게 둘러보는데 30분이 걸렸다. 꼼꼼히 매장 전체를 둘러보려면 얼추 한 시간 정도는 잡아야 할 듯 했다.

매장에서 만난 일본인 모녀 유미코(44)·유이카(19)씨는 “서울 관광 중에 우연히 들렀는데 일본의 다이소보다 물건 수가 많아 즐겁다” 라며 “층마다 상품이 나뉘어져 있어 물건을 찾기가 굉장히 편하다”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로스에서 온 캘리(25)씨도 관광 중 다이소 간판을 보고 우연히 방문한 경우다. 캘리 씨는 “에어비앤비(숙박 서비스)에 묵으면서 사용할 생필품을 구매하러 왔다”라면서 “알아보고 온 건 아닌데 여기가 미국 다이소보다 훨씬 크고 물건이 많다”고 답했다.

◆ 오픈 소식 듣고 찾아온 한국인 …“물건 정말 많아”

한국인 중에서는 재오픈 소식을 듣고 일부러 찾아왔다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또 점심시간을 틈타 방문한 인근 직장인들도 보였다. 이들은 물건을 구매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내부를 거닐며 진열된 상품을 구경하고 있었다.

김포에 거주하는 30대 장모 씨는 매대를 꼼꼼히 훑으며 이미 가득 찬 바구니 카트를 구석구석 끌고 다녔다. 각 층을 반복해서 돌아다니는 와중 몇 번이나 마추쳐 그가 장시간 매장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장씨는 “명동역점이 없어졌다가 새로 지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와 봤다”면서 “그동안 가본 다이소에 비해 물건 종류가 많아 열심히 고르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30대 황씨도 “집 근처 다이소도 가봤지만 새로 큰 매장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부러 찾아왔다”면서 “수예용품과 문구용품을 주로 보고 있는데 여기는 타 매장에 비해 물건이 확실히 많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실제 매장에 진열된 상품들은 새롭지는 않았지만 종류와 양이 타 매장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듯 했다. 관광지 특수성을 고려해 진열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해외 관광객의 선호도가 높은 ‘김’과 ‘인스턴트 커피’ 등은 매대 하나를 가득 차지할 정도로 많이 진열돼 있었다.

◆ 화장실·엘리베이터 있어 장시간 쇼핑도 편리

매장에 들어서면 바로 우측에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고, 엘리베이터로 전 층 이동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다이소 매장과 달리 11층까지 이동하면 고객들도 이용 가능한 화장실이 내부에 있다. 공구 매대 옆 벽에 정비실 콘셉트로 시트지를 붙여 놔 공간이 바뀌어도 시각적으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줄을 선 고객들이 아니었다면 화장실인 줄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왼쪽부터 5층,  9층,  11층 입구 앞 쇼룸과 포토존 <사진=김연지 기자>

다이소는 이번 재오픈을 알리면서 층별 면적이 좁아 단조로움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12개 층의 입구에 특별한 공간을 마련했다고 알린 바 있다. 예고대로 각 층 입구마다 해당 층에서 판매하는 제품군 특성을 살린 인테리어와 쇼룸, 포토존 등이 지루할 틈 없이 갖춰져 있었다. 이 때문에 각 층에 도착할 때마다 관광객들이 쇼룸에 비치 된 제품을 둘러보거나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였다.

필요한 물건 몇 개를 챙겨 계산을 하러 내려오자 길게 늘어선 줄이 보였다. 1층 매장은 계산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점차 늘어 진열된 상품을 여유롭게 둘러보기 힘든 수준이었다.

고객이 직접 결제하는 ‘셀프계산대’ 구역에서는 명동역점의 한 직원이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돕느라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명동역점 직원은 “오늘은 평소보다 손님이 적은 편” 이라며 “며칠 전에는 1층이 줄로 가득 차 봄 기획전 매대 앞으로 바퀴 달린 매대 몇 개를 없앴다”라고 설명했다.

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가 기존 취급하는 3만여종의 물건 중 명동 상권의 연령층과 특수성을 고려해 매장을 꾸렸다”라면서“최근 명동 상권이 살아나면서 확실히 코로나 때보다 외국인 비중이 늘어난 것을 체감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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