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현대차도 국민연금편…KT 윤경림 주총 표대결 안갯속

시간 입력 2023-03-10 17:54:05 시간 수정 2023-03-10 17: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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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주주’ 현대차그룹 “대표 선출에 대주주 의사 고려해야”
사실상 3대주주 신한은행도 찬성표 기대 어려워
‘윤 사장 배임 혐의’ 검찰 조사 착수도 악재
‘KT주주모임’ 1000명 돌파…“윤 사장 지지”

<출처=연합뉴스>

KT 차기 대표로 내정된 윤경림 사장이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대주주들의 힘을 받기 힘들 전망이다. 2대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실상 KT 이사회 결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면서다. 이에 따라 주총 표대결은 국민연금·대주주 대 소액주주 구도로 흘러갈 것으로 예측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KT 이사회에 대표이사나 사외이사 선출과 같은 주요 이슈에서 대주주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KT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돼 왔다. 차기 대표로 내정된 윤경림 사장이 현대차에서 2019년부터 약 2년간 부사장으로 몸 담았고, 이후 KT로 돌아와서도 주식 교환을 이끄는 등 사업 협력을 이어가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KT 이사회 결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윤 사장 선임은 안갯속을 걷게 됐다. 오는 31일 예정된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윤 사장의 대표 선임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물론 신한은행의 지지까지 얻기 힘든 상황이 돼서다.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12월 27일 기준 KT 지분은 국민연금 10.35%, 현대차그룹 7.79%(현대차 4.69%, 현대모비스 3.1%), 신한은행이 5.48%를 가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이 같은 의견을 보인 데에 국민연금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이 현대차(지분 7.86%)와 현대모비스(9.53%) 2대주주이자 신한금융지주(7.96%)의 최대주주인 만큼, 이들 기업이 국민연금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검찰이 윤 사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한 것도 여론전에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정의로운사람들’이 지난 7일 윤 사장과 구현모 대표를 검찰에 배임과 일감 몰아주기 등의 혐의로 고발, 검찰은 이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해 정식 수사에 돌입했다.

시민단체는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KDFS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구 대표 친형 구준모씨에 대한 불법 지원 △KT 소유 호텔과 관련한 정치권 결탁 △KT 사외이사에 대한 향응과 접대 등 4개의 의혹을 제기했다. KT 측은 해당 의혹들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총 표대결에서 소액주주들의 결집 정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앞서 KT 소액주주들은 정부와 여권의 KT 인선 개입에 대응하고자 온라인 커뮤니티 ‘KT주주모임’을 개설했다.

해당 커뮤니티 회원 수는 빠르게 증가해 이날 오후께 1000명을 넘어섰다. 커뮤니티 운영진에 따르면 전날 저녁까지 의결권 행사 입장을 밝힌 회원들의 총 주식 수는 지분 1% 수준인 260만주에 달한다. 의결권 위임 및 전자투표 마감일이 약 3주가량 남은 만큼 얼마나 많은 소액주주가 찬성표를 던지느냐에 따라 윤 사장의 선임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소액주주들은 추후 KT와의 협의를 통해 윤 사장 지지 선언 및 간담회 추진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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