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지배구조 진단] ⑥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3세경영 속도

시간 입력 2023-03-09 07:00:01 시간 수정 2023-03-09 0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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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사업구조 재편해 3세경영 위한 교통정리
김동관 부회장 방산·화학 담당…경영전면 나서  
김동원 사장은 금융사업, 김동선 본부장은 유통사업 담당

3세 경영을 위한 지배 구조의 변화,  바로 한화그룹 지배구조 변화를 꿰뚫고 있는 화두다. 

이 화두를 위한 한화그룹 지배구조 변신은 지난해 시작됐다. 그룹 내 방산을 한화스페이스로 모았으며,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돼 신설법인으로 설립됐다.

3세경영을 위한 지배구조를 완성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사업 전문성도 강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은 건 김승연 회장의 상속이다. 김 회장은 ㈜한화 지분 22.6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동관 부회장은 4.91%,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본부장은 각각 2.1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본격적인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김 회장의 지분 상속을 위한 대규모의 상속세 부담 해소가 남은 관건이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아직

한화그룹은 10대 그룹 중에서 삼성, 현대자동차와 함께 지주회사 체제가 아니다. ㈜한화가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아니다.

한화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고 있는 것은 금융 계열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한화생명보험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데 지주사로 전환하게 될 경우 금융계열사 소유를 금지하고 있는 금산분리규제를 받게 된다.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금융계열사를 2년 내로 매각하거나 게열분리를 해야 한다.

한화그룹은 그룹 내 금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실제 한화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61조원 수준인데 한화생명보험의 매출은 21조원 수준으로 그룹 매출의 34%를 차지했다. 그룹 내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금융사업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한화 사옥 전경. <사진제공=한화>

3세경영 체제 밑그림 완성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김승연 회장 삼남의 경영 승계를 위한 작업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살펴보면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개 회사로 흩어져 있던 방산사업을 통합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고, ㈜한화에서 물적분할된 한화방산을 4월에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한화는 방산을 떼어내고 한화건설을 합병해 자체 사업을 건설·글로벌(소재)·모멘텀(기계) 3개 분야로 재편됐다. 또 ㈜한화는 5월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한화정밀기계 지분 100%를 취득한다.

한화솔루션은 사업부문을 큐셀(태양광)·케미칼(기초소재)·인사이트(국내 태양광 개발사업)·첨단소재·갤러리아 5개에서 큐셀·케미칼·인사이트 3개 부문으로 개편했다. 첨단소재 부문은 물적분할해 한화첨단소재를 설립했다. 갤러리아는 인적분할해 올해 3월 ㈜한화의 자회사로 변경됐다.

이러한 지배구조 재편을 통해 ㈜한화 아래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생명보험, 한화갤러리아가 병렬 배치되는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이는 김승연 회장의 삼남이 각 사업에서 책임경영에 돌입하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맡으면서 방산·화학 등을 담당하고, 차남 김동원 사장은 금융사업을 담당한다. 삼남인 김동선 본부장은 한화갤러리아를 중심으로 유통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했으며, 지난해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데이비드 칼훈 보잉 회장과 회동하면서 글로벌 사업에서 전면에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본부장. <사진제공=한화>

상속세 마련은 과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3세경영을 위한 교통정리를 완료했지만 과제도 남아있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 지분은 22.6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동관 부회장은 4.91%,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본부장은 각각 2.1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3세경영이 자리를 잡게 되면 김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지분은 세 아들에게 상속되게 된다. 문제는 대규모의 상속세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김 회장의 지분가치는 지난 7일 종가인 2만5950원을 기준으로 하면 약 4400억원이다. 상속 및 증여 최고세율 60%를 적용하면 세금만 약 2600억원이다. 세 아들에게 어떤 비율로 상속이 이뤄질 것인지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동일한 비율로 상속이 이뤄진다면 세 아들 모두 900억원 수준의 상속세 마련이 필요하다. 여기에 김 회장의 다른 재산까지 더해진다면 상속세 부담은 더 커질 수도 있다.

업계 내에서는 주식담보대출을 통한 납부 방식이나 삼남이 지분 100%(김동관 부회장 50% 김동원 사장 25% 김동선 본부장)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에너지의 기업공개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선 본부장에게는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김동선 본부장은 지난 2021년에 한화에너지 상무를 맡으면서 한화그룹에 합류했다. 김동관 부회장이 2010년에, 김동원 사장은 2014년에 한화그룹에 합류한 것과 비교하면 늦다.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사장이 이미 경영능력을 보여주면서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올 상반기 미국 햄버거 브랜드인 ‘파이브가이즈’를 국내로 들여오고, 하반기에는 ‘친환경 순종 이베리코’ 사업을 통해 경영능력을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 유통사업은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김 본부장이 신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관련 사업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며 “유통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대형 M&A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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