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SM 공개매수’에 1조2500억 올인… “김범수 vs 방시혁 ‘쩐의 전쟁’ 돌입”

시간 입력 2023-03-07 17:55:00 시간 수정 2023-03-07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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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위해 1조 2500억원을 베팅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7일부터 SM엔터테인먼트 지분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카카오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카카오엔터와 SM엔터 등 3사는 거대 글로벌 엔터기업들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서로가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해 전략적 사업 협력을 체결했다” 면서도 “그러나 현재 해당 사업 협력 및 3사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으로,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할 예정이다. 카카오의 공개 매수가격은 하이브가 지난달 공개매수에서 제시한 주당 12만 원보다 25% 높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35%를 1조2500억원에 매입,  기존에 보유중인 4.9%와 함께 총 39.9%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공개매수에는 SM엔터 주주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카카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와 싱가포르 투자청에서 조달받은 1조15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활용해 보다 공격적인 지분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해당 자금 중 일부인 약 9000억원 가량이 지난달 24일 1차로 카카오의 손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자금은 7월에 납입될 예정이다.

<출처=하이브>

‘SM 인수전’에서 카카오의 경쟁자인 하이브는 최근 공개매수에서 참패했다. 하이브는 지난 1일까지 진행된 ‘주당 12만원’ 공개 매수를 통해 SM 지분 25%를 사들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하이브는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0.98% 지분을 늘리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공개매수를 통해 SM엔터 주식 총 23만3817주를 취득했다. 이로써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이 보유 중인 지분(3.65%)을 합쳐도 19.43%에 불과한 지분을 소유하게 됐다.

이때문에 카카오가 이번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하이브를 제치고 SM엔터 최대 주주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하이브가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맞서 더 높은 가격에 재차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태다.

<출처=각 사>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나서기로 한 것은 최근 SM엔터를 대상으로 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과 함께 카카오 간의 투자 계약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법원은 지난 3일 “카카오가 SM의 신주 발행 등을 통해 지분 9%를 취득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SM엔터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따라 카카오와의 신주·전환사채 발행 계약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가처분 신청으로 SM과의 파트너십이 위기를 맞게 되자, 결국 카카오 측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출처=SM엔터테인먼트>

한편, 카카오의 지분 공개매수 사실이 알려지자, SM엔터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전날 SM엔터 종가는 13만100원이지만, 7일 오후1시30분 기준의 주가는 주당 14만8000원이다. 이때문에 SM엔터의 주가가 더 올라갈 경우, 카카오의 공개매수도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기간 동안 SM엔터의 주가가 치솟하 기존 주주들이 하이브 측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 다시 재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천문학적인 투자재원을 앞세워 다시 반격에 나서기는 했지만, ‘SM 인수전’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직은 어느 한 쪽이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안정적 지분을 거머쥐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31일 열리는 SM엔터 주주총회에서 ‘SM 인수전’의 결과가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총까지 카카오와 하이브의 지분 대결이 완벽하게 마무리 상태에 접어들지 못할 경우, 결과는 소액주주들의 표 대결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1% 미만의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엔터의 지분은 약 60%가 넘는다. 이때문에 카카오와 하이브 중 누가 주총에서 더 많은 SM엔터 소액주주의 마음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승부의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하이브의 ‘SM 위드 하이브(SM with HYBE)’ 주주 제안 캠페인 페이지 <출처=하이브 홈페이지>

이들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장외전도 한창이다.

하이브는 지난 2일 주주 제안 캠페인 페이지 ‘SM 위드 하이브(SM with HYBE)’를 열고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고 있다. 하이브 진영에 선 이수만 전 총괄도 지난 3일 공개 편지를 통해 ‘포스트 이수만은 하이브’라며 하이브를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에 맞서, 카카오와 손을 잡은 SM엔터 측은 소액주주들에 서한을 보내 “하이브에 인수되면 SM의 DNA가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카오 측도 “SM엔터 고유의 전통과 정체성을 존중하고 자율적·독립적 운영과 기존 아티스트의 연속적·주체적 활동을 보장하고자 한다”며 “소속 아티스트 및 임직원의 이탈없이 기존 SM엔터테인먼트의 핵심 경쟁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SM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이사를 포함한 센터장 이상 직책자 26명 전원은 7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금일 발표한 당사 주식의 공개매수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적대적 M&A를 통해 SM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하이브와 달리, 카카오가 SM 3.0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한 최적의 수평적, 전략적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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