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토큰 증권 발행 및 유통 규율체계’ 의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내 ‘디지털자산리서치팀’ 신설
신한투자·KB증권, 연내 STO 서비스 제공 목표
금융당국이 증권형 토큰(STO)과 관련한 규제의 빗장을 풀었다. 전자증권법을 개정해 토큰 증권도 실물 증권처럼 실절적 권리관계 등을 인정받게 한다는 방침이다.
유동화가 어려웠던 자산을 위주로 토큰화가 가능해지며 증권사 차원에서는 새로운 먹거리가 생긴 셈이다. 이에 따라 STO 시장에 참전하는 증권사가 속속 늘어나며 시장 선점을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 역시 심화되는 분위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9일 진행된 제6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규제혁신 안건 중 ‘토큰 증권 발행 및 유통 규율체계’에 대해 의결했다. 이는 자본시장 제도권 내 STO의 발행을 전면 허용한 것이다.
STO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을 뜻한다. 부동산이나 미술품, 주식 등 다양한 자산을 분할소유(조각투자)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전통적인 증권보다 발행 비용이 저렴하다. 실물 가치에 근거해 다른 디지털 자산보다 리스크가 낮은 것도 특징이다.
당국은 보다 구체적인 STO 규제 가이드라인을 2월 초 발표할 것으로 예정했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발표될 경우 기존 유동화가 어려운 자산을 위주로 토큰화가 가능해지며 증권사의 시장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나선 증권사도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안으로 투자자들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에서 STO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이달 초에는 리서치센터에 ‘디지털자산리서치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달 12일 STO과 관련한 첫 보고서 제공을 시작해 총 2개의 리서치가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올 하반기께 STO 플랫폼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서비스는 기관투자자들이 기존에 투자한 실물자산을 담보로 하는 대출채권을 유동화한다. 이에 따라 대형 상업용 부동산은 물론 △발전시설 △항만 △공항 △도로 등 다양한 자산을 거래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신한투자증권은 기초자산을 토큰화하는 플랫폼 구축을 위한 기능 검증(PoC) 착수에 나서기도 했다. 기능 검증을 통해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 △디지털 월렛(지갑) 설계 △토큰 발행·청약·유통 △기존 금융시스템과의 연동 등 STO 관련 기술을 내재화한다는 방침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STO 등 블록체인 기반의 신규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앞으로도 유망 기업들과 다양한 실험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지난해 11월 STO 플랫폼 서비스를 위한 핵심 기능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한 상태다. 본격적인 서비스는 올 상반기 내 제공한다는 목표다.
해당 테스트는 STO 플랫폼의 핵심인 △블록체인을 활용한 토큰의 발행과 온라인 지갑으로의 분배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한 상품 주요 거래 및 디지털자산 원장 기반의 호가·주문·체결 등 거래 기능 △매체의 연동 기능 등의 테스트를 중점적으로 진행됐다.
이밖에도 △SK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하나증권 등이 STO 업체에 대해 투자를 진행하거나, 업무협약을 맺는 등 관련 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증권가 연구원들은 향후 STO 시장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STO 시장이 본격화될 경우 증권사의 수수료수익 제고 등에도 수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외의 경우 2017년 이후 STO 건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시장 내 비유동성 자산의 토큰화 규모도 2022년 3000억 달러에서 2030년 16조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TO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에는 국내 STO의 범위나 증권성 판단 기준 등이 이전보다 명확해질 것”이라며 “이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성장성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유동화가 어려운 자산을 위주로 토큰화가 가능해지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BM이 추가된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STO를 통한 자금 조달 수요 증가 기대할 수 있어 리테일 기반의 증권사가 시장 선점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STO 플랫폼을 보유한 증권사는 장외거래뿐만 아니라 STO를 통해 수수료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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