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결산/지경초] ‘광고 성장 둔화’ 네이버·카카오, 콘텐츠로 위기 돌파

시간 입력 2022-12-29 07:00:00 시간 수정 2023-02-01 17: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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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광고 성장률 10% 아래로
콘텐츠 등 신사업·스타트업 육성에 박차
거세지는 플랫폼 규제, 내년에는 내실화 집중

네이버와 카카오가 예년보다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광고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광고 사업 성장세가 확연히 꺾인 탓이다. 여기에 지난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대규모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플랫폼을 향한 규제의 칼날까지 날카로워지고 있다.

이들의 혹한기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콘텐츠를 비롯한 신사업을 키우고, 미래 먹거리의 씨앗인 스타트업 투자도 줄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주력 사업 ‘광고’ 성장 둔화…1년만에 성장률 반토막

네이버와 카카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활동’이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잡으면서 급성장했다. 실제로 두 기업의 주력 사업인 광고 부문 매출의 연간 성장률은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2분기 최고치를 찍었다. 두 기업의 전체 매출에서 광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에 달한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발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광고 시장도 얼어붙었다. 네이버 광고 사업 부문인 ‘서치플랫폼’의 연간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21.8%를 기록한 후 같은해 3분기 16.2%, 4분기 15.2%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1분기에는 12.0%, 2분기 9.4%, 3분기에는 8.0%까지 떨어졌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카카오의 광고 사업을 맡는 톡비즈(커머스 포함)와 포털비즈의 연간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37.6%를 찍고 3분기 26.7%, 4분기 24.1%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1분기 17.1%, 2분기 7.8%, 3분기 10.1%로 성장이 둔화됐다.

네이버웹툰(왼쪽)과 카카오웹툰 BI. <출처=각 사>
네이버웹툰(왼쪽)과 카카오웹툰 BI. <출처=각 사>

◇‘웹툰’ 앞세워 콘텐츠 등 신사업 육성 ‘올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을 포함한 신사업을 육성해 위기에 대처하려는 모습이다. 특히 두 기업은 웹툰과 웹소설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해외 영토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 콘텐츠 부문의 올 3분기 매출은 3119억원으로 전넌 동기 대비 77.3% 성장했다. 특히 웹툰 사업 매출의 연간 성장률은 100%를 넘어섰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북미에 프리미엄 웹소설 플랫폼 ‘욘더’를 선보였다. 욘더는 네이버가 지난해 인수한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와 연계한다.

일본 시장에서는 기존 라인망가에 더해 전자책 서비스 업체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을 인수하며 본 콘텐츠 업계에서 영향력을 강화했다. 올해 8월 기준 양사 합산 거래액은 역대 최고치인 100억엔(약 950억원)을 돌파했다.

이 외에도 네이버는 커머스와 핀테크, 클라우드 등 다방면에서 사업을 키우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인수한 북미 최대 패션 C2C(개인간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2조원대에 인수하며 커머스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최근에는 네이버 쇼핑에 빠른 배송 서비스인 ‘도착보장’을 도입해 이커머스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콘텐츠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의 올 3분기 콘텐츠 부문 중 게임을 제외한 매출은 57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4% 증가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우시아월드’를 각각 인수했다. 올해 5월에는 타파스 미디어와 래디쉬를 합병해 타파스 엔터테인먼트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북미 매출액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카카오는 웹툰과 웹소설뿐 아니라 게임, 엔터테인먼트, 뮤직, 미디어 등 콘텐츠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 계열사인 스테이지파이브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왓챠에도 지분 투자를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모빌리티, 페이(간편결제),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등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이들 사업이 포함된 플랫폼 기타 부문의 매출은 409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나 확대됐다.

◇불황에도 투자 지속…미래 먹거리 씨앗 뿌린다

양사는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래 기술 확보와 신사업 확장을 위해 관련 기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자사 스타트업 양성조직인 D2SF를 통해 총 26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신규 투자 17건, 후속 투자 9건으로 총 투자액은 167억원이다. 이는 총 31건, 177억원의 투자가 진행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크림(KREAM)’도 올해 개인간 상거래(C2C) 육성을 위해 투자했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도 메타버스 기술·콘텐츠 관련 기업 19곳에 약 300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의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인 카카오벤처스도 올해 스타트업 43곳에 500억원을 투자하며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투자한 분야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서비스가 각각 16곳으로 가장 많았다.

계열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주차장 운영업체 GS파크24(현 케이엠파크)를 650억원에 인수하고, 근거리 도보배송 플랫폼 ‘도보60’ 운영사 엠지플레잉, 당일 택배운송 서비스 업체 ‘오늘의픽업’, 물류 솔루션 개발사 ‘위드원스’ 등을 추가로 인수해 물류 경쟁력을 더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15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 건물. <출처=연합뉴스>
지난 10월 15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 건물. <출처=연합뉴스>

◇‘먹통 사태’로 날카로워진 플랫폼 규제…내년 내실화 집중 전망

한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압박이 거세지면서 내년에는 양사가 외연 확장보다 내실화에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양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규모 통신 장애가 발생하며 많은 국민들이 불편함을 겪었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전체 서비스 복구까지 수일이 소요되면서 플랫폼 사업자의 과도한 시장지배력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이른바 ‘카카오 먹통 방지법’으로 불리는 복수의 법안을 통과시켜 부가통신사업자(플랫폼)도 데이터 보호에 대한 의무를 기간통신사업자(통신사) 수준으로 강화했다.

이외에도 독과점 플랫폼에 대한 규제 법제화나 관련 감독원 설립 등 시장지배력을 감소시키기 위한 규제 마련 논의가 활발한 상황이다.

다만,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플랫폼 규제 법제화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당장 새로운 규제를 신설하기보다는 기존 현행법을 중심으로 자율규제를 실효성 있게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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