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먹는 하마’된 하베스트·다나…석유공사, 매각작업 ‘난항‘

시간 입력 2022-12-21 17:00:02 시간 수정 2022-12-21 17:23:23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자원외교’ 일환, 하베스트·다나 거액 인수
투자금 대비 수익 절반도 못 미쳐 ‘적자구멍’
지분매각 진전 無, 비핵심자산 매각도 “협의중”

한국석유공사 사옥의 모습. <사진=한국석유공사>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 차원에서 한국석유공사가 보유한 석유기업 하베스트 에너지, 다나 페트롤리엄 매각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대비 낮은 수익으로 부실인수·헐값매각 지적을 받는 상황에서, 석유공사가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마땅한 인수대상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2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달 초 석유공사 상임이사 외 3명은 캐나다 하베스트, 영국 다나 이사회에 각각 참석차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공사는 양사 사업 현안 검토와 이사회 참석을 위한 출장이라고 설명했다.

하베스트와 다나는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석유공사가 해외 유전개발을 위해 2009년과 2010년 인수한 석유가스 생산업체다. 당시 석유공사는 하베스트를 40억8000만달러, 다나를 29억달러의 거액을 주고 인수한 바 있다. 특히 다나는 인수 당시 주식 현금인수를 제안하는 등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석유공사는 이후 다나에 약 50억달러 가량을 투자해 고평가 인수 논란을 촉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거액을 투자해 인수한 이들 기업들은 매년 적자가 눈덩어리처럼 불어나며, 지금은 ‘돈 먹는 하마’ 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석유공사가 투자한 하베스트와 다나의 투자대비 회수액이 각각 3400만달러, 22억2500달러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베스트의 최근 5년간 누적 손실액은 1조38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석유공사는 부실기업으로 전락한 하베스트와 다나에 대한 매각작업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특히 올해 7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는 재무 정상화 방안 에 하베스트·다나 매각을 포함시켜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왔다.

실제 지난 10월에는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을 통해 다나가 외국계 사모펀드 회사 왈도프 프로덕션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매각 가격이 10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전해져, 거액을 들인 부실인수에 헐값매각 논란까지 겹쳤다.

그러나 21일 석유공사에 문의한 결과, 하베스트와 다나 모두 지분 매각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하베스트와 다나 매각작업과 관련해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된 부분은 아직 없다. 다나의 경우 부실출자회사 지분정비지침에 따라 거래를 진행 중이라 상세 내용은 답할 수 없다”며 “이전부터 양사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다 이번 가이드라인 방안에 포함시켰으나, 아직까지 매각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신 양사에 대해 현지회사를 상대로 비핵심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협의 중인 단계이다 보니, 거래 성사과정에서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해 해당 비핵심자산의 종류나 규모는 밝히기 어렵다. 협의 상대가 왈도프인지 여부 또한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현지용 기자 / hjy@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