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없이 악재만 계속”…빅스텝 앞 증권업황은 ‘악화일로’

입력 2022-11-04 07:00:08 수정 2022-11-03 17: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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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예탁금 50조원 ‘붕괴’…끝 모르는 ‘투심’ 하락
한은, ‘더블 빅스텝’ 전망 커져…솟아날 데 없는 업황
“4분기 이어 내년까지도 어려울 것”…비관론 이어져

3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반토막 난 가운데 4분기 역시 위태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의 투심을 파악할 수 있는 투자자예탁금이 2년 3개월 만에 50조원 아래로 떨어진 영향을 받은 것이다.

아울러 증권가에서는 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또 한 번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증권 업황은 내년까지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투자자예탁금 평균액은 49조55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6조9640억원 대비 26% 감소한 수치다. 일일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7일부터 49조원대를 넘나들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더니, 28일부터는 3거래일 연속 48조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월평균 투자자예탁금이 50조원 이하를 기록한 건 2020년 7월 46조5090억원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매도한 후 찾지 않은 돈을 뜻한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인 만큼 주식투자의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한다.

이 가운데 3분기 ‘실적 쇼크’를 냈던 증권사들의 상황이 또 한 번 위태로워지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증권사는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 9곳이다. 

이중 하나증권과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증권사는 전년 대비 반토막 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분기 평균 투자자예탁금이 52조7248인 것을 감안할 때, 10월 들어 49조원대로 떨어진 예탁금은 증권사의 수탁수수료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세일즈앤트레이딩(S&T) 감소 폭도 가파를 전망이다. 금리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과 증권사 기업어음(CP) 금리가 급등하며 단기 자금조달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의 수익성 악화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금리 인상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또 한 번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4분기 증권사의 실적이 악화일로를 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근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았다. 내달 진행될 FOMC에서도 또 한 번 자이언트 스텝 단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은 역시 기준금리 인상 폭 확대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 금통위는 올해 들어 총 여섯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금리를 1.50%p 높였다. 하지만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0%p로 확대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통위 역시 사상 처음으로 더블 빅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가 안정돼야 증권 업황도 개선 여지가 있지만,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4분기도 솟아날 곳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정 증권사가 개별적으로 선방하거나, 더 악화될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 4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점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내년까지도 시장은 침체를 겪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 들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 증권사의 수익 다각화 방안으로 부상했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수익 역시 뚝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부동산 PF 수익을 중심으로 기업금융(IB) 수수료 수익 역시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PF 사업을 통해 IB 등 다른 수익으로 만회해야 하는데, 금리가 계속 높아지는 상황에서 IB와 채권 등 돌파구가 없는 가운데 악재만 생기는 상황”이라며 “이는 개별 회사가 문제가 아닌 금융투자업계의 전반적인 문제”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증권사 내 부도설이나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금리 인상이 최근 들어 발생한 이슈가 아닌 만큼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 시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올해 초부터 지속 진행되고 있는 이슈”라며 “이 가운데 유동성이나 리스크 관리 등은 증권사 차원에서 이미 진행해 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분기를 포함해 내년까지는 증권사 실적이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구조조정이나 부도 등의 언급은 과장된 우려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 역시 “증권사의 4분기 실적은 유동성 리스크의 안정화 여부와 보유 비시장성 자산의 재평가 손상 여부, 보유 부동산 PF 대출의 신용 리스크 발생 여부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고 판단된다”며 “특히 국회에 계류 중인 금융투자소득세 2년 유예 입법 결과에 따라 남은 4분기 브로커리지 영업환경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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