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게임업계, R&D 투자 ‘껑충’…“콘솔·블록체인 등 신사업 승부수”

시간 입력 2022-08-23 17:43:27 시간 수정 2022-08-23 17: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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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게임사, 상반기 실적 부진에도 연구개발비↑
콘솔·콘텐츠·블록체인 등 신사업 투자로 반전 모색

코로나19로 인한 신작 출시 지연 등으로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게임업계가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하반기 반전에 나선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투자가 적었던 콘솔게임·콘텐츠·블록체인 등 신사업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마블은 올 상반기 R&D 비용으로 4064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의 31.45%에 해당하는 규모로 지난해 동기 2544억원 보다 59.7% 늘어난 수치다. 

엔씨소프트도 전년 상반기(별도기준, 2203억원)보다 5.1% 증가한 2315억원을 R&D에 투자했다. 또한 크래프톤도 올 상반기 전년(1309억원)보다 74.0% 증가한 2278억원을, 펄어비스는 지난해(629억원)보다 12.6% 늘어난 708억원을 개발에 쏟아부었다. 카카오게임즈의 상반기 R&D 투자액도 564억원으로 지난해(248억원)보다 127.3% 커졌고, 컴투스(540억원)와 위메이드(266억원)도 각각 전년 동기보다 30.1%, 89.0% 투자 규모를 키웠다.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 연구개발비를 대폭 늘린 것은 상반기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콘솔게임, 콘텐츠, 블록체인 등 신사업 분야를 개척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 판호(신규게임 허가)가 막히면서 북미와 유럽시장을 공략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콘솔 게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필두로, 엔씨소프트 ‘TL(쓰론 앤 리버티)’, 펄어비스 ‘붉은사막’, 넷마블 ‘오버프라임’ 등 콘솔 게임들이 내년 상반기까지 줄줄이 출시될 전망이다. 2020년 기준 북미와 유럽 게임시장에서 콘솔 게임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39.4%, 39.6%로, 모바일, PC보다 높게 나타났다.

크래프톤의 콘솔 기대작 '칼리스토 프로토콜'. <출처=크래프톤>

게임 지식재산권(IP)의 콘텐츠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게임사들이 보유한 콘텐츠 제작기술이 고도화되고,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등 콘텐츠 유통 채널도 다양해지면서 IP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크래프톤의 경우, 히트작인 ‘배틀그라운드’를 기반으로 단편 영화, 웹툰, 소설, 애니메이션 등으로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고, 넷마블은 ‘그랜드크로스’ 세계관에 기반한 게임과 콘텐츠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컴투스도 지난해 인수한 미디어 제작 계열사 ‘위지윅스튜디오’를 통해 드라마 제작, 시각특수효과(VFX) 등을 담당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위메이드와 컴투스는 각각 블록체인 메인넷인 ‘위믹스3.0’과 ‘XPLA(엑스플라)’를 구축해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시장에 먼저 뛰어든 만큼 메인넷에 최대한 빠르게 많은 게임을 온보딩 하겠다는 목표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크로매틱 소울: AFK 레이드’ 등 주요 게임들이 북미와 유럽 이용자를 타깃으로 설정된 만큼 하반기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글로벌 버전을 비롯해 ‘워킹데드: 올스타즈’, ‘월드 오브 제노니아’ 등 다수의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도 클레이튼 메인넷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 ‘마브렉스(MBX)’를 통해 ‘A3’, ‘제2의 나라’ 등을 출시했고, 하반기에도 ‘모두의마블: 메타월드’, ‘킹오브 파이터즈: 아레나’ 등 플레이투언(P2E) 게임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사들이 하반기부터 콘솔시장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라며 “이외에도 게임 IP의 콘텐츠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콘텐츠 투자 등을 통해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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