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업 ‘웃고’ 국내 주택 ‘울고’…건설사 수익성 엇갈려

시간 입력 2022-08-12 07:00:02 시간 수정 2022-08-11 17: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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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가격 상승 등 국내 주택 중심 건설사 영업이익 감소
해외 비중 높은 건설사는 선방…“향후 발주 업황도 긍정적”

국내 주요 건설사의 수익성이 사업 비중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주택 중심 건설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반면, 해외 사업이 많은 건설사는 비교적 좋은 실적을 보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택·건축과 토목사업을 영위하는 DL건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1169억원 대비 73.1% 급감했다. 2분기만 놓고 봐도 영업이익이 27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539억원보다 48.8% 감소했다.

이는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DL건설의 원가율은 92.2%로 전년 83.8%보다 8.4%포인트 상승했다. DL건설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12.8%에서 올해 3.9%로 8.9%포인트 하락했다.

DL건설은 브랜드 ‘e편한세상’을 통해 주택도급·도시정비 등 사업에서 시공권을 확보하며 수주를 확대하고 있으나, 국내 주택 주력인 만큼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출렁이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3077억원으로 작년 4217억원보다 27.0%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10.2%에서 올해 6.6%로 3.6%포인트 하락했다.

대우건설의 올 상반기 매출 비중은 주택건축이 66.2%로 가장 많았고, 토목(18.2%)·플랜트(12.4%) 등이었다. 올해 매출 목표도 국내 10조1000억원, 해외 2조1000억원으로 국내 비중이 월등히 높은 상태다.

대우건설의 올 상반기 매출은 4조6904억원으로 전년 4조1464억원보다 13.1% 증가했으나, 수익성으로 연결되진 못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외주비, 노무비 증가에 따른 주택건축 현장 원가율 상승과 지난해 상반기 주택건축 및 플랜트 부문 등에서 발생한 일회성 이익에 따른 역(逆)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은 다소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아랍에미리트의 한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의 한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반면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는 수익성이 개선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3279억원으로 전년 동기 2576억원 대비 27.3% 증가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FEED to EPC 전략’(기본설계에서 설계·조달·시공으로 연계)으로 수주한 멕시코·말레이시아 대형 화공 현장과 중동지역 매출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고 산업환경 부문도 안정적 수익구조를 이어갔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글로벌 수주잔고는 중동·북아프리카(MENA) 40%, 미주 20%, 유럽 13%, 아시아 9% 등 해외 사업이 대부분으로, 국내는 18% 수준이다. 회사는 지속적인 기본설계 안건 참여와 중동·동남아 지역 석유화학 플랜트 등 주력 분야를 중심으로 성과를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248억원 대비 25.0% 증가했다. 대만·방글라데시 공항 공사, 아랍에미리트 초고압직류송전망(HVDC) 공사 등 해외 신규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한 영향이다. 삼성물산의 올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국내 11조4270억원, 해외 16조3700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주택부문 성장 지표인 분양 성과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으며, 주요 건설사의 영업이익은 건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다”며 “다만 해외 비중이 높은 업체는 실적이 선방했으며, 해외 플랜트 발주 업황도 긍정적인 상황으로 기대감에 그쳤던 지표들이 수주로 가시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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