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업황 부진·비용 증가에 투자 속도 늦춘다

시간 입력 2022-08-09 07:00:09 시간 수정 2022-08-08 17: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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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수요 부진·비용 증가 겹치면서 투자 부담 확대
미래 신사업 육성하면서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 속도 조절

석유화학업체들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부진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황이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등 비용 압박도 커지면서 투자 속도를 늦추고 있다. LG화학은 NB라텍스에 대한 투자 속도를 조절하며, 롯데케미칼은 불필요한 투자를 줄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업체들의 하반기 실적 개선은 수요 회복 부진으로 인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반기보다 원가에 대한 압박은 줄어들겠지만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제품 가격 상승이 더디게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로 인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석유화학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LG화학은 2분기 878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2조1412억원 대비 59% 감소했으며, 금호석유화학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354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7537억원보다 53% 줄었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214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업계 내에서는 시황 개선은 내년에야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추세까지 겹치면서 수요 부진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중국에서 수요가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추세로 인해 이러한 기대감도 사라졌다”며 “하반기 역시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체들은 하반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증가 우려까지 겹치자 투자 역시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LG화학은 증설을 진행 중이던 NB라텍스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LG화학은 국내를 비롯해 중국, 말레이시아에서 증설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최근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서 수요가 급감하자 투자 속도를 늦추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공급과잉인 상황에서 무리하게 투자를 진행하기 보다 수급이나 경기 상황을 고려해 다시 정상화에 나설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하반기 2조원의 투자를 집행하면서도 불필요한 투자는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미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에는 속도를 내면서도 전체적인 투자 상황에 대해서는 재검토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직 투자를 늦추는 사업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투자 속도 조절로 비용에 대한 부담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도 NB라텍스 증설에 나서고 있는 동시에 미래 신사업을 위한 투자를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NB라텍스의 공급과잉이 지속된다면 투자 속도를 조절하면서 미래 신사업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업체들은 전체적으로 미래 신사업 육성에 나서고 있는데 이에 대한 투자를 줄이기는 어렵고 기존 사업에서 투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며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진다면 투자 재검토 움직임이 더욱 확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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