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3조 고객 예탁금 굴린 증권사, 이용료 지급은 ‘찔끔’

시간 입력 2022-03-12 07:00:01 시간 수정 2022-03-11 16:37:44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증권사 고객 예탁금 11.7% 늘어난 반면 이용료 지급은 전년비 17% 감소
대형사 예탁금 이용료율 0.1~0.3%…증권사, “저금리 기조와 연동” 해명

13조원에 달하는 고객의 예탁금을 바탕으로 운용수익을 올린 증권사들이 정작 고객에게 돌려주는 사용료 인상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투자열풍에 예탁금 규모는 크게  늘었지만 이용료 지급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증권사들은 일반적으로 기준금리를 기준으로 이용료율을 책정하는 데 최근 2년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금리상승에도 이용료율은 제자리를 지키면서 늑장 적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59곳의 고객 예탁금은 지난해 13조1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1조534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증시에 개인투자자 자금이 급속도로 유입되면서 예탁금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예탁금은 주식거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고객자금을 가리키며 증시 대기자금으로 여겨진다. 증권사는 고객의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 등에 맡긴 뒤 운용한 자금으로 얻은 수익 중 일부를 정해진 이율에 따라 예탁이용료 명목으로 고객에게 지급한다. 주로 3개월 단위로 이용료가 지급된다.

예탁금 규모가 늘면 예탁금 이용료 지급도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지난해 고객에게 지급한 예탁금 이용료 지급 규모는 1193억3541만원으로 전년 대비 17.3%(249억735만원)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중 예탁금 이용료율이 가장 높은 곳은 코리아에셋증권이며 이용료율은 0.5% 수준이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의 경우 △미래에셋증권 0.1% △한국투자증권 0.1% △KB증권 0.15% △삼성증권 0.25% △NH투자증권 0.3% 등이며 대형사인 하나금융투자도 0.15%에 불과했다.

이처럼 낮은 이용료율이 책정된 이유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들은 기준금리와 연동해 책정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증권사의 예탁금 이용료율이 작년 8월 기준금리 인상에도 요지부동이었다는 점이다. 증권사들은 2020년 하반기 이용료율을 낮춘 이후 2021년에도 요율을 유지했다. 2020년 5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하자 당시 증권사들은 최대 0.6%(메리츠증권)였던 이용료율을  0.1~0.5% 수준까지 낮춘 바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8월과 11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1.00%까지 재인상하는 등 기준금리 상승기조가 뚜렷했기에 제자리에 머문 예탁금 이용료율은 설득력을 잃는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용료율 수준을 감안하면 거의 공짜로 활용해 이득을 취하는 것과 다름없다”면서도 “이용료율이 저조하다는 여론을 의식해 올들어 증권사들의 예탁금 이용료율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 단기간 금리를 얻을 수 있는 파킹통장 등 예탁금을 활용한 재테크 방법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국내 증권사 중 예탁금은 삼성증권이 899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102억원 늘어나 국내 증권사 중 예탁금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증가폭: 5555억원) △NH투자증권(5231억원) △KB증권(1747억원) △하나금융투자(742억원)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