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폭주’ 청년희망적금, 고객불편 쇄도에도 은행은 ‘無대책’

시간 입력 2022-02-25 07:00:01 시간 수정 2022-02-25 09: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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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오류‧접속지연·고객센터 전화 불통 등 고객불만 속출
예대마진 적은 정책금융 상품에 대한 ‘홀대’ 목소리도

‘청년희망적금’ 가입자가 몰리며 일부 은행에서 ‘불통 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대책마련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를 두고 큰 이익이 되지 않는 정책 상품이라는 이유로 서비스 개선 의무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에 청년희망적금 가입신청 개시 이후 고객응대 및 시스템 보완과 관련한 대책을 문의한 결과 단 한 곳의 은행도 관련 대책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년희망적금은 만 19~34세 이하 청년 중 총 급여 3600만원을 넘지 않는 근로소득자 대상으로 가입이 가능한 상품이다.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대 6%대의 금리에 2년 만기 기준 연 4% 수준의 저축 장려금이 추가 지급돼 총 10%의 ‘고금리’가 지급된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공식 오픈 전부터 많은 청년이 관심을 가졌다. 이는 당국이 편성한 청년희망적금 예산(456억원)이 한정적인 데 원인이 있다. 1인당 월 납입 최대한도 50만원으로 가입할 경우 선착순 38만명만이 가입할 수 있다.

이에 은행들은 신청자가 몰릴 것을 대비해 21일부터 25일까지 출생 연도별로 5부제 가입을 받고 있지만 곳곳에서 ‘먹통’이 되거나 수 시간 째 접속이 되지 않는 현상이 잇따랐다.

▲ 은행 앱에서 비대면으로 '청년희망적금' 가입 중 접속 오류 혹은 지연이 일어났다. <사진=각 은행 어플리케이션 캡쳐>
▲ 은행 앱에서 비대면으로 '청년희망적금' 가입 중 접속 오류 혹은 지연이 일어났다. <사진=각 은행 어플리케이션 캡쳐>

일부 은행 앱은 개시 첫날 로그인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다른 은행 앱도 대기 도중 튕겨나가거나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 접속 장애가 있었다.

가입 조건과 관련해서도 혼선이 일어나 은행 고객센터로 고객 문의가 빗발치면서 통화가 되지 않는 불편도 일어났다. 2월 현재 지난해 소득이 확정되지 않아 2020년도 소득을 기준으로 가입 여부가 확정되는데, 취업 준비생이나 휴직자 등 특수 상황의 가입 가능 여부는 은행 고객 센터로 문의해야 확인이 되는 상황이다.

유급 휴직 중인 30대 직장인 A씨는 “휴직 수당은 급여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어 청년희망적금 가입이 가능한 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은행에 전화를 걸었으나 수 시간 째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당초 공지한 가입 시간대인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보다 이른 시간에 일부 고객들이 가입을 하는 사례도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은행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영업점 오픈 시간이 9시30분으로 늦춰졌기 때문에 그 이전에도 가입이 된 것”이라며 “먼저 가입된 분들도 있어 ‘분산효과’가 있었고, 늦게 가입을 신청한 고객들도 어쨌든 모두 가입이 됐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은행 플랫폼 접속장애가 반복되자 고객들은 은행들이 ‘손 놓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예대마진 폭이 적은 상품이라는 이유로 접속할당 트래픽을 너무 낮게 잡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시중은행들은 첫 날 수요에 비해 접속장애는 많이 개선됐다고 밝혔지만 24일 오후 3시 현재 일부 은행 앱이 장애를 일으키면서 고객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 자체가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상품이다 보니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렵고 오히려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객 불편이 발생하더라도 트래픽 확장이나 고객응대 인력 충원 등 적극 대처할 의욕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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