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 연중기획] 한국 경제 주역, 500대 기업 심층분석/ (49)현대오일뱅크
10년간 누적 매출 183조, 누적 영업이익 5조원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넘기고 실적 개선 성공
매년 투자 확대…친환경 사업에 투자 가속화
3대 미래 신사업에 수소·화이트바이오·친환경 화학
현대오일뱅크(대표 강달호)는 정유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3대 미래 신사업으로 △블루수소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를 선정하고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회사는 이 같은 사업 전환을 통해 현재 85%인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40%대로 줄일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1964년 설립된 국내 최초 민간 정유사다. 극동석유공업주식회사로 출발해 1993년 현대그룹에 인수되면서 현대정유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했다. 1999년에는 외환위기(IMF) 사태로 현대그룹은 현대오일뱅크의 경영권을 내놓으면서 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회사(IPIC)와 합작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00년 유동성 위기로 IPIC에 경영권이 넘어갔으며, 2002년 현재의 사명인 현대오일뱅크로 바뀌었다. 2010년에는 IPIC와의 법정 공방 끝에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현대오일뱅크의 최근 10년간 누적 매출은 183조7159억원이다. 누적 영업이익은 5조2638억원을 올렸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매출 회복과 더불어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최근 10년간 투자도 늘려왔다. 2012년 4조원대였던 투자 규모는 2021년 10조원대까지 확대됐다. 임직원 수는 2017년까지 1800명 내외로 큰 변화가 없었으나 2019년부터 2000명대로 늘었다.
◇ 10년 누적 매출 183.7조원…실적 등락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20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2015년부터 3년 연속 20조원 아래에 머물렀다. 2018년과 2019년은 20조원대를 회복했으나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13조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석유 수요 회복과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매출이 다시 20조원을 넘었다.
현대오일뱅크의 연도별 매출은 △2012년 21조7004억원 △2013년 22조4037원 △2014년 21조3241억원 △2015년 13조953억원 △2016년 11조8882억원 △2017년 16조3873억원 △2018년 21조5036억원 △2019년 21조1168억원 △2020년 13조6899억원 △2021년 20조6066억원이다. 10년간 누적 매출은 183조7159억원이다.
영업이익은 기복이 심했다. 연도별 영업이익은 △2012년 3072억원 △2013년 4032억원 △2014년 2262억원 △2015년 5841억원 △2016년 8732억원 △2017년 1조1378억원 △2018년 6610억원 △2019년 5220억원이다. 2020년에는 5933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조142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10년간 누적 영업이익은 5조2638억원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유가가 상승하고 정제마진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서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며 “올해도 정유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본격적으로 석유화학시설이 가동되면 더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매년 투자 확대…신사업 투자 늘어나
현대오일뱅크는 매년 투자를 늘려왔다. 2012년 투자 규모는 4조원대에서 2021년 10조원대까지 확대됐다. 10년간 누적 투자 규모는 65조3647억원이다. 연도별 투자 규모를 보면 △2012년 4조4181억원 △2013년 4조6633억원 △2014년 4조8470억원 △2015년 4조9950억원 △2016년 5조9267억원 △2017년 6조3062억원 △2018년 6조7843억원 △2019년 7조2880억원 △2020년 9조5562억원이다. 2021년 3분기까지 누적 투자 규모는 10조5799억원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주로 정유부문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투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2019년부터 신사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19년부터 메틸부틸에테르(MTBE) 공장에 투자를 시작했으며, 같은 해 HPC(석유화학설비) 사업 추진을 위해서 3조원을 투입했다.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감소했다. 2012년에는 105억원을 기록했으나 2013년에는 33억원·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40억원대까지 줄었다. 2018년에는 62억원·2019년 74억원·2020년 72억원까지 늘어났지만 연구개발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2012년 연구개발비 비중이 0.1%로 가장 컸으며, 10년 평균 비중은 0.04%에 불과했다.
임직원 수는 2017년까지 1800명 내외를 보였으나 2018년부터 증가세를 보였다. 2012년 1798명에서 2017년까지는 1827명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이후로는 임직원 수가 증가하면서 2018년 1927명, 2019년 2040명으로 늘었다. 다만 2020년 이후로는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 3분기 기준 임직원 수는 2035명이다.
◇ 정유사업 의존도 낮추기 위해 친환경 사업 속도
현대오일뱅크는 그동안 정유사업 비중이 컸다. 2020년 기준 정유사업 매출 비중은 85%에 달한다. 이에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업의 매출 비중을 낮추면서도 탄소중립 시대로의 전환에 맞춰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에 나서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를 3대 친환경 미래사업으로 정했다. 블루수소 사업에서는 대산공장에서 블루수소를 2025년까지 연간 10만톤을 생산할 방침이다. 또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통해 대산공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친환경 건축 소재를 생산하고 종이·플라스틱 첨가제도 만들 계획이다.
화이트바이오 사업에서는 1단계로 바이오디젤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에 초임계 바이오디젤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연간 13만톤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하고 2023년 1분기에 기계적 준공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2023년에는 2세대 화이트 바이오 진출하고, 2030년에는 100만톤 바이오 생태계 구축할 계획이다.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에서는 HPC가 중심이 된다. HPC는 납사 대비 저렴한 중질유를 원료로 활용해 원가경쟁력이 높고, 기존 정유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기계적인 준공은 완료한 상태로 이달 중 시운전을 마무리하면 본격적인 상업 가동에 돌입한다. 이 설비에서는 폴리에틸렌(PE)을 연간 85만톤·폴리프로필렌(PP) 50만톤을 생산할 수 있으며, 태양광 패널 소재로 쓰이는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도 제조 가능하다. 현대오일뱅크는 HPC를 통해 연간 5500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정유사업의 매출 비중을 45%까지 낮추고,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이익 비중을 70% 수준까지 높일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유사업에서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강점을 살리면서도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전환을 통해 탄소중립 시대에 대응하겠다”며 “상반기 중으로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친환경 사업에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으며, 3~4월 중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반기 내에 상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친환경 신사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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