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보험사, 2019년 이후 8802억원 자사주 취득
미래에셋생명 3324억원으로 최대…메리츠화재·DB손보 순
국내 보험사들의 자사주 매입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락한 주가를 안정화하기 위한 위한 조치다. 다만 조사 대상 보험사 중 지난 3년 간 실질적인 주주가치 부양을 위한 자사주 소각 절차를 밟은 곳은 없었다.
1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기업 상장사 중 자사주 취득·처분 현황을 공시한 129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당 현황을 조사한 결과, 6개 보험사의 자사주 취득 규모는 총 8802억4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취득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미래에셋생명으로 3324억1900만원이다. 미래에셋생명은 2020년 1~4월 보통주 500만주를 매입했다. 2021년에는 2~3월 보통주 300만주, 같은 해 6월 전환우선주 2112만6760주를 각각 취득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의 자사주 비율은 2018년 말 19.45%에서 2021년 말 34.15%로 14.70%포인트 상승했다.
메리츠화재도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 행보를 이어갔다. 2019년 2월 23만3184주, 3월 16만1000주를 각각 취득했다. 2020년에는 2~3월 40만4000주, 2021년에는 3~4월 166만3200주를 사들였다. 세 차례의 걸친 신탁계약으로 850만2906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메리츠화재의 3년간 자사주 취득 규모는 총 2732억4400만원이다. 자사주 비율은 1.59%에서 10.58%로 9.0%포인트 높아졌다.
DB손해보험은 2020년 1~3월 70만800주, 3~6월 254만6871주 등 두 차례에 나눠 1228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사주 비율은 15.19%로 3년 전보다 4.60%포인트 올랐다.
현대해상은 2020년 4~6월 100만주를 매입한 데 이어, 2021년 2~3월 100만주를 추가 취득했다. 취득 규모는 총 476억1800만원이다. 자사주 보유 비율은 2018년 말 10.81%에서 지난해 말 12.29%로 1.48%포인트 상승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4월 11만8489주의 자사주를 5억1300만원에 매입했다. 자사주 비율은 0.1%다.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2020년 다섯 차례에 걸쳐 총 1260만주를 986억5600만원에 취득했다. 코리안리의 자사주 비율은 4.57%에서 15.47%로 10.47%포인트 증가했다.
이들 보험사는 자사주 취득 이유로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자사주식의 가격안정 도모’ 등을 들었다. 코로나19 이후 하락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그럼에도 자사주 매입에 그치지 않고 소각까지 이어져야 진정한 주주친화 정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은 일시적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점에서 주주친화 성격을 띠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자사주가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수단으로 활용될 경우 주주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으므로 자사주 소각까지 이루어지는 것이 주주환원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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