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보는 2021년 (12/끝)] '고객'·'성장'으로 출발해 세대교체 인사로 마무리한 2021년

입력 2021-12-28 07:00:01 수정 2021-12-28 09: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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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 CEO, 올 초 신년메시지서 '성장'·'미래'·'혁신' 강조
코로나19 위기 속, 성장세 이어가...투자 속도도 높여
30~40대 임원 대거 배출...수평적 문화로 의사결정 속도↑

올해 초 국내 10대 그룹 CEO들은 신년메시지를 통해 '고객'과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한 해를 힘차게 출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는 불안한 상황에서도 자체적인 혁신과 역량 제고를 통해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었다. 

이런 키워드를 앞세워 대부분 기업이 코로나19의 부진에서 벗어나며 최고의 성적표를 목전에 뒀다. 또 미래 시장 준비를 위한 투자와 해외시장 개척, 인재 영업 등을 꾸준히 진행하며 기반 다지기에 힘을 쏟았다. 


이어 4분기 대기업들은 과감한 세대교체 임원인사를 통해 젊은 피들을 대거 수혈하며 내년 이후 이어질 치열한 경쟁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 1월 초 국내 10대 그룹의 2020년 신년사 키워드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고객'이 56회로 가장 많이 언급됐고 이어 '성장'이 42회로 뒤를 이었다. 이어 △미래(28회) △혁신(23회) △역량‧가치‧지속(각 21회) △변화‧글로벌‧새로움(각 20회)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성장'을 키워드로 삼은 올해, 지난 3분기까지 집계된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18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어 다시 한 번 사상 최고 실적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코로나19 이후 열릴 시장을 대비한 투자규모도 커졌다. 500대 기업의 투자 규모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20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인 2019년 3분기 누적과 비교했을 때 11% 증가한 수치다. '위기에 기회가 있다'는 경영 철학을 직접 실천한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우리 기업들은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안팎으로 드러냈다. 국내 500대 기업 중 12곳이 2000년 이후부터 올해 3분기까지 87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기록하며 성장했다.  87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기업은 △KT&G △SK머티리얼즈 △SK텔레콤 △한섬 △고려아연 △에스원 △CJ ENM △현대모비스 △신세계 등이다.

또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냈다. 국내 500대기업은 지난 3년간 기업 인수합병에 53조원을 투입했으며, 4차산업과 미래기술 확보를 위해 특허 등록도 활발히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 기업은 작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 인하로 이자비용이 감소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활발해진 '동학개미운동(개인투자자 국내증시 유입현상)'에 힘입어 유난히 큰 규모의 IPO(기업공개)가 잦았다. 올해 상반기 만에 청약증거금 761조2215억원과 공모금액 5조6167억원이 모이며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을 넘어섰다. 이를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를 포함한 IPO 공모금액은 연간 기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 금융사들의 실적도 지난해보다 대폭 개선됐다. 금융사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9조97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9조6333억원보다 48.2%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금융당국 규제 정책과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내년에는 수익성 정체를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를 뚫고 기업들이 성장세를 이어간 이면에는 부정적인 측면도 드러났다. '성장'에 집중한 나머지 사회적책임은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올해 3분기까지 기부금 집행 규모는 총 1조1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138억원보다 37.1%(5989억원) 감소했다. 또 지난 10월 기준 전 코스피 상장사 820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사회 산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 설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설치한 곳은 15%(123곳) 수준에 불과했다. ESG 경영체계가 아직 갖춰지는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국내 대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대기오염물질 감축에도 속도를 내는 등 기업시민 역할을 위한 걸음은 계속 이어갔다. 온실가스 배출량(tCO₂) 감축 의무가 있는 197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4억5220만톤으로 2018년 대비 9.3%(4624만톤) 감소했다.

마지막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불확실한 미래를 세대교체로 열어가고자 하는 기업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30~40대 임원이 대거 등장하면서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가 한층 젊어졌다.

대부분 그룹은 전년보다 임원인사 폭을 확대했다. 임원인사 폭이 컸다는 것은 그만큼 자리를 떠나는 사람도 많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주 소비층으로 부상한 MZ 세대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 비해 임원 승진자가 가장 많았던 그룹은 롯데다. 롯데는 연말 인사에서 임원승진자를 163명으로 확대해 지난해 대비 89.5%(77명) 늘렸다. 이어 SK그룹은 68.5%(76명), LS그룹은 51.6%(16명), 신세계그룹은 50.0%(18명) 증가했다. 올해 삼성그룹의 인사 인원은 404명으로 전년보다 4.9% 감소했다.

또 임원 직급 파괴를 통해 수직적 문화를 수평적 문화로 바꾸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CJ그룹은 대기업 최초로 임원 직급을 하나로 통합하며 세대교체에 속도를 냈다. 삼성그룹 역시 전무와 부사장 직급을 통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랑 기자 / yr1116@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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