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호실적에도 주가는 불황...'주주친화'로 돌파

시간 입력 2021-11-23 07:00:01 시간 수정 2021-11-22 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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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주가로 본 올해 금융업 ‘명과 암’/ ⑦ 신한금융
주가 3만7000원대, 코로나19 사태 이전 회복 ‘아직’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으로 투자 매력 높여

올해 금융계는 언택트 문화 정착과 디지털전략 고도화로 향하는 시기로 요약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와 맞물린 대출수요 폭증과 '동학개미' 열풍은 다수 금융기업에 최대실적 경신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하지만 미국발 테이퍼링 우려와 가계대출 제한, 금리인상 기조 등 불확실성 해소라는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 올 한 해 주요 금융기업의 주가 동향과 연계한 주요 이슈를 살펴 본다. <편집자주>

신한금융지주가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도 주가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은행주는 신한금융이 유일하다. 이에 조용병 회장은 금융권 최초로 분기배당을 단행하고 직접 해외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등 주가 부양에 팔을 걷어붙였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3조55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0.7% 늘어난 규모다. KB금융과 나란히 연간 순이익 ‘4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지주의 주가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말 4만5000원대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올해 6월 초 4만3000원까지 올랐으나, 하반기 들어 등락을 거듭하다 이달부터 3만7000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들어 매 분기 기록한 호실적은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저금리 기조에서도 비이자이익 부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이익의 질을 높였다는 점도 외면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모펀드 관련 손실처리도 거의 마무리했지만 주가는 요지부동이었다.

신한금융의 주가는 지난해 9월 1일 3만50원에서 유상증자를 발표한 4일 2만9650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9월 한 달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를 놓고 일부 주주들은 지난해 시행한 대규모 유상증자의 영향이 아니냐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9월 1조158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손실흡수 능력 강화와 그룹 중장기 성장전략 추진을 위한 자본 여력 확보 차원이라고 사측은 설명했으나,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됐다는 일부 주주들의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당시 유상증자를 통해 적극적인 친주주 환원책을 펼칠 수 있는 포석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금융당국의 ‘L자형’ 스트레스테스트를 유일하게 통과해 22.5의 배당성향을 달성했고, 금융권 최초로 분기배당을 실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최근 이사회 결의를 통해 3분기 분기배당 지급을 결정했다. 지난 2분기에 이어 두 번째다. 배당 규모는 주당 260원, 총 1388억원 수준이다. 향후 분기배당 정례화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강도 높은 주가부양책 시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3일 오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공식 행사인 ‘마라케시 파트너십’에 참석해 금융 부문의 저탄소 전환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 제공=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직접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9년 10월 이후 2년 만의 해외 출장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 출장을 단행한 금융지주 수장은 조용병 회장이 유일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역대급 실적과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에도 불구하고, 신한지주의 주가는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며 “당장 주가에 영향을 줄 ‘이벤트’가 없는 만큼, 조 회장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손해보험사 인수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성을 마무리했다는 점도 신한금융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29일 프랑스 BNP파리바 그룹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BNP파리바 카디프손해보험의 지분 94.54%를 인수했다.

신한금융은 이번 손보사 인수로 생명보험사 ‘신한라이프’를 포함한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디지털 스타트업 등 외부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기존에 없는 새로운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10일 신한금융의 회사채(선순위) 등급을 AAA/안정적으로 부여하면서 “그룹 내에서 신한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나, 비은행부문 자회사 대부분의 시장지위가 업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어 금융권역 전반에 걸쳐 다각화되고 우수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렌지라이프의 자회사 편입 및 흡수합병을 통해 그룹 내에서 보험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으며, 신한자산운용 지분 확대, 신한벤처투자 인수,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인수계약 체결 등 비은행부문으로의 사업다변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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