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시총 10조 달성 기대감…호실적·완전민영화 쌍끌이

시간 입력 2021-11-16 07:00:06 시간 수정 2021-11-15 18: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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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주가로 본 올해 금융업 ‘명과 암’/ ④ 우리금융
역대 최대 실적 예보 지분 매각으로 완전 민영화 기대감 ‘쑥’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여력 커져

올해 금융계는 언택트 문화 정착과 디지털전략 고도화로 향하는 시기로 요약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와 맞물린 대출수요 폭증과 '동학개미' 열풍은 다수 금융기업에 최대실적 경신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하지만 미국발 테이퍼링 우려와 가계대출 제한, 금리인상 기조 등 불확실성 해소라는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 올 한 해 주요 금융기업의 주가 동향과 연계한 주요 이슈를 살펴 본다. <편집자주>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대내외적 악재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잔여지분 매각 절차도 순탄하게 진행 중이다. 여기에 내부등급법 최종 승인으로 그룹 비은행 부문 강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가총액 10조원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주가는 지난 1월 4일 기준 주당 9510원에서 지난 12일 기준 1만3150원으로 38.3% 급등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 3월 19일 종가(6560원)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회사의 시총은 9조574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 주가 상승에는 대내외적 악재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우리금융의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198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92.8% 급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으로 지주사 전환 후 수익기반 확대 전략과 건전성·비용 관리에 주력한 결과다.

최근 3년간 우리금융지주 주가 추이<사진 캡쳐=한국거래소>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은 타 금융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특히 지난해 전례 없는 증시 호황에도 수혜를 누릴 증권사가 없다는 점은 뼈아팠다. 그러나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견조한 실적을 내며 취약점을 상쇄했다는 평이다.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익은 1조986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무려 71.5% 늘었다. 그룹 총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4%에 달한다. 올해 들어 대출 자산이 크게 늘면서 이자이익은 4조3124억원으로 9.1% 늘었다. 비이자이익은 7987억원으로 41.4% 증가하며 고른 성장세도 보였다.

이같은 호실적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곧바로 반응했다. 우리은행의 외인 지분율은 올해 초 24.83%에서 지속 증가해 지난달 15일 29%대를 돌파했다. 지난 11일 기준 외인 지분율은 29.35%로 30%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여기에 예보의 잔여지분 매각 과정이 순항한 점도 주가 부양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15.13% 중 최대 10%를 매각하기로 하고 입찰을 진행 중이다. 4% 이상 지분을 신규 취득하는 투자자에 ‘사외이사 추천권’을 인센티브로 제공하기로 했다.

지분 매각으로 예보가 우리금융 최대주주 지위에서 내려오면 우리금융의 숙원인 완전민영화가 이뤄지게 된다. 2001년 공적자금이 투입된 지 20년만이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을 추진하던 우리금융의 운신 폭은 그만큼 넓어지게 된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 제공=우리금융지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임직원들도 예보의 잔여지분 매각 공고 이후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부양은 물론 완전 민영화와 비은행 부문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 이로써 손 회장의 우리금융지주 주식 보유량은 9만8127주로 늘었다. 최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이상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전무는 “다른 자회사와 시너지가 큰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고 있다”며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이달 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은 만큼, 증권사, 보험사 등 비은행 부문 M&A 행보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번 승인으로 우리금융의 BIS비율은 약 1.3%포인트 수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전망도 밝다.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취약하다는 점이 되려 향후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의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이 두드러질 전망”이라며 “비은행 자회사 포트폴리오가 갖춰져 있지 않아 M&A 의지가 크고, 내부등급법 승인을 통해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위험가중자산의 규모가 크기 때문”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상향, 은행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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