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CVC전략 엿보기⓶]
"美 와이콤비네이터" 신동빈 회장 한마디서 출발, 1兆 스타트업 길잡이 '우뚝'

시간 입력 2021-06-16 07:00:00 시간 수정 2021-06-16 07:11:57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센스톤 기업가치 200배 성장…링크플로우도 성공 사례
롯데렌탈 등과 모빌리티 1호 펀드 조성…VC 기능 강화

벤처투자 붐을 유도하기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기업형벤처캐피탈(CVC)가 투자한 중소벤처기업의 계열편입 유예기간을 7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 등이 담긴 '개정 공정거래법'이 올 연말 시행된다. 유통기업들 역시 많지 않지만 CVC를 통한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는 곳이 있다. 유통기업들의 CVC 운영 전략을 들여다보고 방향성을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그간 롯데벤처스가 인큐베이팅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어섰다. "미국 와이콤비네이터 같은 곳을 만들어 달라"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말 한마디에서 출발한 롯데벤처스는 길잡이 역할에서 '벤처캐피탈'로서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계열사와 펀드 조성도 검토하고 있다.

16일 롯데벤처스에 따르면 130여개 스타트업이 롯데그룹의 '엘캠프'를 거쳤다. 엘캠프는 2016년부터 진행해온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롯데 계열사와 협업, 후속 투자까지 이뤄지고 있다.

엘캠프 입주 전 약 3000억원에 그쳤던 이들의 기업가치는 현재 1조원을 돌파했다.

엘캠프 당시 기업가치가 5억원 정도였던 센스톤은 엘캠프를 거친 후 900억~1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센스톤은 차세대 인증 솔루션을 개발하는 곳이다.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링크플로우도 엘캠프 출신이다. 링크플로우는 세계 최초 360도 넥밴드형 웨어러블 카메라 FITT360 시리즈를 개발한 곳으로, 롯데벤처스는 시드 단계에 투자자로 참여해 이후에도 두 차례 더 투자했다.

최근 프리 시리즈B 단계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더플랜잇은 엘캠프 4기로 선정됐던 스타트업이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들의 후속투자 유치를 돕기 위한 행사인 '엘캠프 부산 2기 데모데이'를 시그니엘부산에서 개최했다. 사진=롯데지주

롯데가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액셀러레이터로 VC 업계에 뛰어든 것은 신동빈 회장이 '미국 와이콤비네이터'와 같은 모델을 원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액셀러레이터가 생소한데, 실리콘밸리의 와이콤비네이터는 에어비앤비 등에 투자해 '창업의 하버드'로 불린다. 그룹 내 싱크탱크로 불리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신 회장의 주문에 따라 롯데액셀러레이터(옛 롯데벤처스)를 세웠다. VC 설립하면서 신 회장은 5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이 같은 태생적 이유 때문에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절반이 설립 1~3년차 회사다. 롯데벤처스처럼 시드단계 투자를 진행하는 대표적인 곳으로 네이버 계열의 스프링캠프가 있다.

롯데벤처스는 인큐베이팅 역할에 나아가 벤처캐피탈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명을 변경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변화 때문이다.

이계준 롯데벤처스 액셀러레이팅팀 팀장은 "롯데그룹의 사업 영역 별로 펀드도 조성하고 모빌리티나 비대면 등 향후 그룹이 영위해야 할 분야에 대한 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자료=롯데지주

2018년 결성한 '롯데스타트업펀드1호'를 시작으로 현재 9개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계열사 참여로 조성된 펀드를 통해 발굴한 스타트업으로는 핀카, 블루뱅크, 셀러허브 등이 있다. 이달 15일 롯데벤처스는 모빌리티 기업에 투자하는 1호 펀드를 조성했다. 182억원 규모로,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정보통신, 롯데렌탈 등이 참여했다.

이 팀장은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고, 소유의 개념에서 서비스로 변하는 등 시장 변화가 빨라지고 있어 모빌리티 분야 투자를 진행했다"며 "계열사 별로 펀드에 참여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어 문화 콘텐츠나, 건설 등 다양한 펀드 조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