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 '수익성부터 사회적책임까지' 해결과제 산더미

시간 입력 2021-01-20 07:00:02 시간 수정 2021-01-21 08: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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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더 빛나는 리더-2021 CEO 열전 (37)
2~3%대 영업이익률 개선해야
CJ로킨 성공적 매각으로 부채 부담 줄어야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 등 조속한 해결 절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내정자의 어깨가 무겁다. 2021년 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CJ제일제당에서 CJ대한통운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수익성 개선 및 자회사 매각, 택배기사 처우 문제 개선 등의 사회적 책임 강화 등 기업 전반에 대한 체질 개선을 이뤄내야 하기 때문이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와 마찬가지로 삼성 출신인 강신호 대표. 그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해결사 강신호, 대한통운도 바꿀 수 있을까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는 CJ그룹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CJ대한통운 직전에는 CJ제일제당에서 비비고 만두 등을 앞세워 ‘K-푸드’ 열풍을 이끌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실현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분기 40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 늘어난 것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1조63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70% 개선된 수치다.

이에 앞서 강신호 대표는 2014년 3월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를 맡아 외형성장을 실현한 이력도 있다. 2013년 85억원에 불과했던 CJ프레시웨이 영업이익은 2014년 273억원, 2015년 315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강신호 대표는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2018년 CJ제일제당 식품사업 부문 대표 자리에 올랐다.

CJ대한통운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 다른 언택트 소비 증가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매출액 10조9500억원, 영업이익 34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낮은 영업이익률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CJ대한통운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3.3%를 기록한 뒤 2018년 2.6%, 2019년 2.9%에 머물렀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1%(증권가 추정치)로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아쉽다. 국내 2위 택배업체인 한진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률(잠정치)이 5%대에 달한다.

중국 자회사 매각 건도 강신호 대표가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CJ대한통운은 2015년 인수한 중국 냉장·냉동 물류업체 CJ로킨 지분(53.34%) 매각을 추진 중이다.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물류센터를 증축하고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부채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CJ대한통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54%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CJ로킨 매각 규모가 1조2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매각 성사 시 부채 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 매각 경험이 있는 강신호 대표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그는 CJ제일제당 총괄부사장 시절이던 2018년 100% 자회사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 컨소시엄에 매각한 바 있다.

◇손경식 회장도 강조한 ESG, 대한통운 발등의 '불'

올해 강신호 대표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ESG 강화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메시지에서 두 차례나 ESG를 언급하며 강조한 바 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의미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2020년 ESG등급은 A로 2019년 B+에서 상향됐다. 지배구조 부문 등급이 B+에서 A로 오른 탓이다. 하지만 사회적 책임 부문이 B+에서 B로 내려갔다. 이는 택배기사 처우 문제와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택배업계는 지난해 택배기사 과로사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같은해 택배기사 16명이 사망했는데 과로사로 추정된다. 논란이 확산되자 작년 10월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고개를 숙이고 종합대책까지 발표했다. 종합대책의 주요 내용은 △분류 지원 인력 4000명 투입(기존 인력 1000여명 포함) △자동화 설비 구축 가속화 △산재보험 가입 의무화 △상생협력기금 마련 등이다.


문제는 이 같은 대책 마련에도 기업과 현장 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과로사 재발방지 대책 발표 후에도 5명이 쓰러지거나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기업들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과의 교섭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교섭 불발 시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다.

강신호 대표의 공식 취임일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다. 현재는 비공식적으로 업무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작 전부터 과제가 산더미다. 강신호 대표가 CJ대한통운이라는 새로운 둥지에서 또 한 번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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