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콘텐츠·서비스·기술 앞세워 '플랫폼 기업' 변화 가속

시간 입력 2021-01-11 07:00:01 시간 수정 2021-01-12 08: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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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더 빛나는 리더-2021 CEO열전 (16)
구 대표 "올해 KT 성장 원년...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 준비 마쳐"
B2B에 승부수...자회사 성장성 인정 받아 기업가치 제고 꾀해

구현모 대표가 올해 KT를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 시키기 위한 혁신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통신업 외에 자회사들이 보유한 콘텐츠, 서비스, 기술 등의 성장성을 앞세워 KT그룹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통신3사의 최대 화두는 단연 플랫폼 사업자로의 전환이다. 통신사의 매출 비중이 무선사업이 가장 높지만 가입자의 변화는 정체됐고 정부 규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해 성장이 제한되고 있다. 3사 모두 각자 가진 통신업 강점을 활용해 성장성이 높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과 커머스, 미디어 서비스 제공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

구현모 대표도 KT의 B2B, 미디어, 금융 부문의 자회사들이 보유한 데이터, 기술 등 내재화된 가치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KT의 넓은 네트워크 커버리지와 양질의 유무선 가입자로 통신 외 사업들과 다양한 시너지가 가능하단 점을 경쟁력으로 앞세운다.

구현모 KT 대표 약력
구현모 KT 대표 약력


구 대표는 1987년 KT에 입사해 지난해 3월 CEO에 오른 정통 KT맨이다. KT의 전략적 M&A(인수합병)과 자회사 관리 업무를 담당해 KT그룹 전반에 걸친 이해도와 경험이 많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임 후 그룹사 재편 등 구조적 변화와 플랫폼 기업 지향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올해 신년메시지에서 "올 한해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KT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며"디지코로 전환해 고성장 신사업에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하며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화를 본격화했다.

KT의 2021년 조직개편은 AI/DX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기업부문을 엔터프라이즈 부문으로 확대 재편하며 성장성이 높은 B2B 사업과 신사업에 힘을 실었다. 아울러 연말 40대 젊은 임원 위주로 세대교체를 단행했고 강국현 사장과 박종욱 사장 2명을 승진 시켜 3명의 공동 사장단을 구성했다.


구 대표의 이런 노력에는 저평가된 기업가치에 대한 고민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KT의 주가는 최근 몇년간 2만~3만원 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구 대표가 취임 후 자사주 매입, 배당 등 주가 부양을 위한 여러 방안을 동원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힘을 못쓰고 있다.

이에 구 대표는 KT가 보유한 자회사 가치가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 자회사 성장성이 부각되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화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회사가 성장해 분사한 뒤 IPO(기업공개)에 성공하면 모기업의 기업가치를 효율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이례적으로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가치 홍보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실제 SK텔레콤도 ICT기업 도약을 선언한 뒤 자회사 성장에 주력해왔다. 올해부터 자회사 IPO를 시작하며 기업가치 극대화에 나섰다. 통신3사 가운데 가장 플랫폼 기업에 가까워지며 빅테크 기업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대표 IT플랫폼 기업 카카오도 자회사 IPO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고 주가도 이를 반영해 파죽지세다.

구 대표는 올해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B2B 사업을 승부수로 내걸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KT의 내년 B2B 연 매출이 약 2조9000억원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KT는 작년 11월 통신 업계 최초로 B2B 브랜드 'KT엔터프라이즈'를 출시했다. 보유한 ABC 기술(AI·빅데이터 ·클라우드)과 5G를 경쟁력으로 활용해 B2B 시장 1위 사업자가 되는 게 목표다.




아울러 그는 미디어 사업에서는 성장세인 IPTV 등 콘텐츠의 역량을 키워 미디어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작년 말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 인수를 성사 시켰다. 추가로 매물로 나온 케이블TV업체 딜라이브도 KT가 인수 협상을 추진 중이다. 자회사 스토리위즈는 웹 소설, 웹툰 등 사업에서 IP 확보에 주력한다.

다만 금융과 부동산 사업의 실적은 올해 자회사 성장 계획에서 고민거리로 꼽힌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타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3분기 카드사 BC카드와 호텔운영사 에스테이트의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6%, 39.4%씩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전체 그룹사의 이익 기여도는 25.3% 줄어든 85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6.4% 줄었다.

최근 KT의 자회사 재편 작업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 대표는 성장성과 시너지가 없는 그룹사는 과감히 재편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지난달 KTH와 KT엠하우스가 합병했고, 통합 커머스 전문기업으로 성장한단 계획이다. 또 이달에는 KT가 그룹웨어 솔루션 '비즈메카' 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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