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5000억 자사주 매입 완료 임박...인적 분할에 힘 싣나

시간 입력 2020-12-24 07:00:06 시간 수정 2020-12-24 08: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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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억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누적 체결률 80% 넘겨 빠르게 매입
매입 자사주 중간지주사 전환에 활용 가능성 높아...인적분할 시 자사주 마법 효과 가능


SK텔레콤이 5000억원 자사주 취득에 속도를 내면서 매입 완료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최근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면서 자사주 매입에 속도를 내 인적분할에 무게를 실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지난 9월 1일부터 지난 22일까지 177만9295주의 자사주를 매입, 체결했다. 이는 약 4173억원 규모로 계약 금액(5000억원) 약 84%를 매입 완료했다. 이 속도대로라면 내년 1~2월 중 취득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입 완료시 자사주 보유 비율은 9.4%에서 약 12%로 확대된다.

자사주 신탁 계약 종료가 내년 8월이지만 빠르게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통해 자사주를 활용해 중간지주사 전환을 서두르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자사주 매입의 표면적인 목적은 주가 부양이지만 업계에서는 소각계획이 없는 만큼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022년부터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적용되면서 SK텔레콤은 내년 안에 중간지주사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내년을 넘기게 되면 개정안에 따라 중간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SK하이닉스 지분 약 10%를 인수하기 위해 7조원 이상을 투입해야 해 자금 부담이 상당하다. 이에 자사주 매입을 서둘러 인적분할에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유력한 중간지주사 전환 방안은 SK텔레콤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는 것이다. SK의 지배구조 개편 주 목적은 SK하이닉스를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올리는 것이다. 인적분할은 이 과정에서 대주주 지분율 희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이번에 매입한 SK텔레콤의 자사주를 활용해 대주주인 SK의 SKT사업회사에 대한 지배력도 높일 수 있다.

예상 인적분할 시나리오는 SK(주)가 분할한 SKT지주사와 합병하고, SK하이닉스를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올리는 것이다. 동시에 SK는 SKT사업회사에 대한 기존 지분율 26.8%에 SKT의 자사주 보유 비율 12%(매입 완료 기준)이 더해져 38.8%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인적분할을 택하게 되면 통상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가 의결권이 부활하는 효과가 있다. 대주주인 SK 입장에서는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인적분할은 기업의 지주사 전환에서 가장 효과적인 분할 방식으로 꼽히며, '자사주 마법 효과'로 불리기도 한다.

다만 여당이 자사주가 최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악용된다며 '자사주 규제' 관련 법안을 다수 발의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삼현 숭실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이번 상법 개정안에서 자사주 관련 규제는 통과되지 않았다"며 "자사주는 경영권을 유일하게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다. 기업이 자사주를 처분하거나, 인적분할 합병 등에 활용하는 것까지 정부가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공정거래법 통과로 지주회사의 손자 회사 의무 지분율이 상향된 것은 SK와 같은 지주사들이 내부 자금을 자회사 지분 추가 매입에 써야하는 부담이 상당해졌다"며 "이는 기업의 다양한 M&A 등 사업확장을 저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택하지 않는다면 자사주는 M&A(인수합병)이나 전략적 제휴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주가가 저평가돼있을 때 자사주를 매입해 다양하게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2015~2018년까지 SK브로드밴드, SK커뮤니케이션즈, SK텔링크, SK인포섹 등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데 포괄적 주식교환을 택해 자사주를 활용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SK텔레콤이 자사주를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SK텔레콤에 신주를 발행해 약 3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상호 교환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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