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잇단 회사채 완판에 증액 발행...차입 안정화 청신호

시간 입력 2020-10-20 07:00:04 시간 수정 2020-10-21 08: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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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수익구조에 매수 주문 쏠리며 발행금액 늘려
유리한 자금조달 여건 활용 장기물 발행 비중 높아져


올해 통신업계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연속 흥행하며 증액 발행에 나서고 있다. 우량한 신용등급과 저금리 기조에 힘 입어 장기물도 발행 규모 확대에 성공하면서 차입 구조 안정화와 이자 비용 절감 효과도 누리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19일 총 29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 9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모집액(2000억 원) 대비 네 배의 수요가 몰리자 발행 규모를 900억 원 확대했다. 지난 1월 모집액의 7배가 넘는 매수 주문을 확보한 데 이어 9개월 만에 나선 회사채 발행에서 또 한번 흥행에 성공했다.

만기별로는 5년물(1400억 원), 10년물(400억 원), 20년물(1100억 원)을 발행한다. 이 중 20년물은 당초 500억 원 모집 계획이었지만 4배에 가까운 1900억 원의 매수주문이 몰리며 저금리로 만기 구조를 장기화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 2900억 원 모두 2017년 발행했던 1000억 원 회사채와 지난달 발행한 전자단기사채 1500억 원, 기업어음 500억 원을 상환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이 중 상환하려는 회사채의 이자율은 2.388%이고, SK텔레콤의 민평금리는 1.3~1.7%대 수준으로 이자비용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달에는 SK텔레콤의 미디어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1000억 원 회사채 모집에서 6배 이상 규모인 6500억 원의 주문이 들어오자 1600억 원으로 발행 규모를 늘렸다. 지난 6월에도 1400억 원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9000억 원의 자금이 들어오자 발행 규모를 2000억 원으로 늘린 바 있다.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도 지난 9월 나란히 2000억 원,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모집에 나섰고 각각 6.85대 1, 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KT도 SK텔레콤과 함께 민간 기업으로는 드물게 신용등급 'AAA'를 보유해 지난해부터 회사채 흥행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6월 3000억 원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4600억 원에 달하는 뭉칫돈을 모집했고, 공모 회사채 중 사상 최저 금리인 1.174%로 발행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이달까지 통신3사가 공모로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총 1조71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별로는 SK텔레콤(7100억 원), LG유플러스(7000억 원), KT(3600억 원) 등 순이다. 자회사인 LG헬로비전(3000억 원)과 SK브로드밴드(3600억 원)까지 포함하면 2조3700억 원이다.

특히 통신사들은 저금리 기조와 장기물 수요 확대 추세를 활용해 10년 이상 장기물 증액으로 단기차입금을 차환하며 만기 구조를 늘리고 있다. KT는 지난 6월 20년물 모집에 8배 주문이 들어왔고, SK텔레콤의 20년물은 지난 1월과 9월 각각 2배, 3.8배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LG유플러스도 지난 1월 500억 원 규모의 15년물 모집에 1400억 원 자금이 몰렸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비대면 업종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고, 최근 회사채 시장이 우량등급 위주로 인기를 끌고 있어 통신사들이 회사채 수요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회사채 발행액 중 신용등급 A등급 이상이 72.32%를 차지한 반면 BBB등급 이하는 2.31%에 불과했다.

SK텔레콤과 KT는 최상위 신용등급 'AAA'를 보유하고 있고,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AA, LG헬로비전은 AA-의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는 수익 기반이 안정적이고 신용등급이 우량해 전통적으로 채권시장에서 인기가 많다"며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안정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은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운영 자금과 채무 상환에 사용하고 있다. 5G(5세대 이동통신) 망 구축, 사업 확장을 위한 M&A(인수합병), AI(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신기술 사업 투자가 늘고 있고, 보다 저금리로 기존 차입금을 차환하며 금융비용 절감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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