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구도 정한 조양래…자녀간 경영권 분쟁 본격화

입력 2020-09-04 07:00:13 수정 2020-09-04 07: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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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 100%…조현범 최대주주 등극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년새 급증했다. 조양래 회장이 승계 구도를 결정하고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그룹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갑작스러운 지분 변화에 형제간 경영권 갈등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 집단 중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분가치 변화(2014년 말~2020년 8월 말 기준)를 조사한 결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자녀세대의 주식자산 비중은 100%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68.1%와 비교해 31.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1937년생으로 올해 나이 만 83세인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최근 승계 구도를 확정하면서 지분을 매각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조양래 회장은 지난 6월26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그룹 지분 23.59%를 차남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에게 넘겼다. 이로 인해 조현범 사장의 그룹 지분이 기존 19.31%에서 42.9%로 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조현범 사장의 주식자산 규모는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7590억6000만 원이다. 2014년 6069억500만 원과 비교하면 25.1%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조양래 회장의 주식자산 규모는 2072억7400만 원이다. 2014년 1조2222억1300만 원에서 83% 줄었다. 이 같은 변화는 그룹 지분의 블록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조양래 회장의 이번 선택은 사실상 승계 구도가 결정됐음을 뜻한다. 조양래 회장 슬하에는 장녀 조희경, 차녀 조희원, 장남 조현식, 차남 조현범이 있다. 이들은 이번 블록딜 전까지 각각 0.83%, 10.82%, 19.32%, 19.31%의 그룹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문제는 갑작스러운 승계 작업으로 인한 내부 반발이다.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난 7월30일 서울가정법원에 조양래 회장 관련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조희경 이사장 측은 이후 입장문을 통해 "기존에 조양래 회장이 갖고 있던 신념 등과 너무 다른 결정이 이뤄지고 있어 당혹스럽다"며 "건강한 정신상태에서 이뤄진 것인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현범 사장과 공동 경영을 펼치던 조현식 부회장도 뜻을 같이 하기로 한 상태다. 조현식 부회장은 법무법인 원을 통해 "최근 결정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제공된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있다"며 "법적인 절차 내에서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양래 회장은 자신의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고 이전부터 조현범 사장을 최대주주로 생각했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상태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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