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지분 승계…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가

입력 2020-09-03 07:00:14 수정 2020-09-03 08: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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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사망으로 급격한 세대 교체 … 조원태 vs 조현아 대립

한진그룹이 남매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럽다. 지난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갑작스럽게 자녀세대로 경영권이 승계된 탓이다.

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 집단 중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분가치 변화(2014년 말~2020년 8월 말 기준)를 조사한 결과, 한진(한진칼)의 자녀세대 주식자산은 8392억 원으로 2014년과 비교해 46.2%포인트 증가했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주식자산액(보통주, 우선주)은 2020년 8월28일 주가 기준 2808억6029만5600원이다. 이는 2014년과 비교해 595.9%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2795억563만3200원으로,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2788억7467만5600원으로 각각 593.3%, 593%씩 늘었다.

지난해 4월 그룹 총수인 조양호 회장이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예기치 못한 세대 교체가 단행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한진가 3남매는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7%를 법정 비율(배우자 1.5대 자녀 1)대로 4.1%씩 상속받았다. 이에 따라 한진가 세 자녀의 지분율은 조원태 6.52%, 조현아 6.49%, 조현민 6.47%로 늘었다.

조양호 회장은 "함께 그룹을 잘 이끌라"는 말을 남겼지만 별도 유언장은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원태 회장을 한진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했다.

문제는 내부에서 균열이 나면서 시작됐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의 경영방침에 문제를 제기한 것. 조현아 전 부사장은 그동안 한진가에 경영권 압박을 가하던 사모펀드 KCGI와 손을 잡았다. 대호개발 등 계열사로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온 반도건설도 지분 취득 목적을 경영 참가로 변경하며 가세했다. 이들은 3자 주주연합을 결성해 조원태 회장의 퇴진과 전문경영인의 도입을 촉구했다.

조원태 등 한진 총수일가와 3자 주주연합은 지난해 3월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차례 충돌했다. 당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건 등이 원안대로 통과되면서 3자 주주연합이 패배했다.

한 차례 충돌이 끝났지만 한진가 경영권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3자 주주연합의 경영권 압박이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19일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에 참여해 보유 지분율이 46.71%로 늘었다고 밝혔다. 기존 45.23%에서 1.4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BW는 당장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3자 주주연합이 이를 매수한 것은 지분율 사수에 나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진칼은 1조 원대 규모의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BW를 발행했다. 이로 인해 한진칼 전체 주식수가 5.79% 늘면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희석된다.

아직 조원태 회장 측의 BW 매입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원태 회장의 최근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두차례에 걸쳐 총 400억 원을 대출받은 것이 이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3자 주주연합은 한진칼 정기 주총 이후에도 꾸준히 지분을 늘려 조원태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를 5% 내외로 벌렸다. 조원태 회장이 내년 주총에서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3자 주주연합과의 지분 격차를 줄여야 한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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