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 속도내는 통신사들...자회사 실적에 SKT '웃고' KT는 '고심'

시간 입력 2020-08-11 07:00:06 시간 수정 2020-08-11 08: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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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미디어·커머스· 보안 등 골고루 성장...KT, 금융·부동산 등 그룹사 실적 부진

통신3사의 탈통신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 신사업 영역을 적극 확대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가 자회사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최근 본업인 무선 사업이 정체되면서 비통신 분야의 실적이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 ICT그룹 도약을 선언한 SK텔레콤은 올 2분기 신사업 이익이 크게 성장하면서 다소 부진했던 본업의 이익을 만회했다. 반면 KT는 본업에서 비용 효율화로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뤘지만 자회사 실적이 부진하면서 효과를 반감시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수익, 접속수익 등 별도 기준 2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2% 증가한 2조9398억 원이다. 5G 가입자 순증 확대로 코로나19로 인한 로밍 감소 등 영향에도 무선 매출이 성장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감가상각비, 마케팅비용이 각각 5.8%, 8.4% 늘면서 1.8% 감소한 2703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SK텔레콤의 연결 영업이익은 11.4% 성장한 3595억 원으로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성장한 것은 2017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SK텔레콤이 ICT(정보통신기술)그룹을 지향하면서 신사업으로 분류하고 있는 미디어, 커머스, 보안 등 자회사들의 실적이 개선된 덕분이다.

특히 미디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는 IPTV 가입자 성장과 지난 5월 티브로드 합병 등 효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6.2%, 44.8% 성장했다. 커머스 사업도 11번가와 SK스토아의 총 거래금액 성장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SK스토아의 영업이익이 확대되면서 커머스 영업손익은 전분기 -3억원에서 2억 원으로 흑자전환하며 실적 부담을 덜었다.

이처럼 미디어, 커머스, 보안 사업이 모두 골고루 성장하면서 SK텔레콤 연결 영업이익 가운데 자회사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분기 15%에서 올 2분기 25%로 확대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조직 개편 발표를 통해 조직을 무선사업(MNO)과 신사업(New Biz) 부분으로 이원화했다. 회사의 새 슬로건으로 ‘New ICT 기업’을 걸고 신사업 조직을 무선사업과 대등한 위치 선상에 놓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올 초 ‘2020년 SK ICT 패밀리 신년회’에서 “이동통신과 신사업을 양대 성장 엔진으로 삼아 명실상부한 ICT 복합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KT는 올 2분기 별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32.2% 증가한 2527억 원을 거두며 실적 개선을 이뤘다. 무선 수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0.6% 증가했지만 인터넷, 부동산, 유선전화, 단말 매출은 부진하면서 별도 매출액은 4.8% 감소했다. 동시에 단말구입비, 광고선전비 등도 절감으로 영업비용도 6.4% 감소해 영업이익은 개선됐다.

하지만 KT 그룹사들의 매출은 0.1% 성장한 2조4997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8.2% 감소한 891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KT의 연결 영업이익은 18.6% 증가한 3418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성장률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대비 하락했다. 연결 영업이익에서 그룹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33.7%에서 26.1%로 떨어졌다.

KT의 그룹사 중 금융사업은 BC카드, 위성방송서비스 KT스카이라이프, 기타사업 부문에 지니뮤직, 나스미디어, 케이티엠모바일, KT SAT 등 22개로 총 24개다. 이 중 핵심 자회사인 BC카드는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3.1%, 2019년 12.6%, 올 1분기 11.9%로 줄며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올 2분기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BC카드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매년 실적이 지난해까지 지속 성장했던 KT에스테이트의 매출은 올해 부진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호텔 이용객이 줄면서 2분기 매출액은 7.9% 줄어든 1044억 원이다.

KT도 그룹사 재편에 대한 고민을 지속 드러내고 있다. 지난 7일 KT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윤경근 KT 재무실장(CFO)은 "회사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서 성장과 시너지 없는 그룹사는 과감히 재편할 계획"이라며 "아직 결과가 많이 나와있지 않지만 확실한 판단이 서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KT의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 방송 업체 현대HCN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BC카드도 케이뱅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힘 입어 그룹사 영향력을 강화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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