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문화 깨는 대형건설사, 외부출신 CEO 절반 육박

시간 입력 2020-07-16 07:00:27 시간 수정 2020-07-16 07: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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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경제학 전공한 '재무통' 중용 두드러져

국내 10개 대형건설사 대표이사의 46%는 외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특성상 보수적인 조직문화 탓에 내부인사를 선호하는 기조가 뚜렷하지만 최근 이 같은 콘크리트 문화가 깨지는 모습이다.

16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달 말 기준 국내 500대 기업 현직 대표이사 663명 가운데 이력을 공개한 598명을 조사한 결과, 국내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건설사의 대표이사 13명 중 6명(46.2%)은 외부 출신이었다.

회사별로 보면 외부 출신 CEO는 김상우, 배원복 대림산업 대표와 임병용 GS건설 대표, 김형 대우건설 대표, 최승남 호반건설 대표, 안재현 SK건설 대표 등이다. 내부 승진한 CEO는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권순호,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등이다.

보수적이고 위계질서가 강한 업 특성상 그동안 건설사 수장은 자사 출신을 내부 승진을 통해 선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저성장 위기에 직면하면서 외부 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고 새로운 일감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의 전문 분야가 달라진 점도 눈에 띈다. 그동안 건설현장을 두루 경험한 엔지니어 출신 대표이사를 선호했다면 최근 몇 년 사이 경영 및 경제학을 전공한 '재무통'을 중용한 건설사들이 늘었다. 정부 규제 등으로 주택시장 침체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재무구조 개선 및 리스크 관리에 뛰어난 전문가들을 전략적으로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건설사 대표이사 가운데 토목·건축 분야를 전공한 대표이사는 김형 대우건설 대표(토목공학)와 권순호 현산 대표(건축공학) 등 두 명 뿐이다. 반면 경영학을 전공한 대표이사는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 김상우 대림산업 대표 등 3명으로 조사됐으며, 경제학 전공 대표이사는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최승남 호반건설 대표 등이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는 회계학, 안재현 SK건설 대표는 응용통계학을 각각 전공했다. 임병용 GS건설 대표와 정경구 현산 대표는 서울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한편 국내 500대 기업 현직 대표이사 가운데 외부에서 영입한 대표는 174명으로 전체의 29.1%로 나타났다. 여전히 내부 승진이 314명(52.5%)으로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했으나 외부영입 인사 비중이 1년 사이 3.8%포인트 상승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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