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기술경영' 앞세워 100년 기업 '뉴 효성' 구축 박차

시간 입력 2020-07-15 07:00:03 시간 수정 2020-07-16 07: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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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한국을 이끄는 기업-진화와 혁신의 주역들
조현준 회장 취임 3년, 분사 2년…기존사업 역량강화에 신성장동력 확보까지

효성이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100년 기업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분사를 통해 섬유가 주력으로 여겨졌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2년여만에 중공업과 화학 등에 걸쳐 각자 분야에서 글로벌 리딩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강점인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조현준 회장의 글로벌 리더십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의 지난 10년간(2009~2019년) 자산, 시가총액, 실적, 재무현황 등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효성그룹의 공정자산은 9조1240억 원에서 13조4720억 원으로 47.7%(4조3480억 원) 증가했다. 30대 그룹 순위는 25위에서 26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상장사 4곳을 포함해 40개 계열사를 거느렸던 효성그룹은 10년 만에 상장기업은 10곳으로, 총 계열사 수는 55곳(국내 계열사)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10조 원이 안됐던 매출(9조5403억 원)은 14조8761억 원으로 55.9% 급증했다.

지난 10년간 효성의 본격적인 변신이 시작된 것은 2017년 조현준 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그해 바로 지주사 전환의 움직임을 보였고 2018년 효성은 지주회사 효성과 효성티앤씨(섬유), 효성중공업(중공업‧건설), 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 효성화학(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했다.

효성그룹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총수일가가 지주회사 효성을 지배하고 효성이 사업회사를 지배하는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주)효성의 지분은 조현준 회장 21.94%, 조현상 사장 21.42%, 조석래 명예회장 9.43% 등이다.

지배구조 개편과 주력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회사들을 출범시키면서 효성의 가치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룹 지주사 효성과 주력 4개 자회사 등 5개 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22억 원으로, 분할 이전까지 감안하면 1조 영업이익 달성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었다.

특히 조현준 회장의 적극적인 해외 공략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얻는다. 국내 시장에서 이미 포화상태인 효성티앤에스의 현금 자동입출금기는 멕시코로 진출했고 효성티앤시는 인도에 스판덱스 공장을 짓고 인도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는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4개국에서 2018년 기준 점유율 40%를 기록할 정도로 시장 장악력이 높다.

효성화학은 동남아 지역 폴리프로필렌(PP)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설비 구축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효성이 글로벌에서 광폭 행보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기술 경쟁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특히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공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곳이다. 일본과의 무역마찰에서 탄소섬유가 전략물자로 떠오르자 효성이 부품 및 소재에 대한 원천기술 보유 기업으로 관심을 끌었다. 탄소섬유는 최근 철을 대체할 수 있는 수소경제 전환의 핵심 소재로 부상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탄소 독자기술을 보유한 것은 일본에 3곳, 한국에 효성 한 곳뿐이다.

효성은 2011년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 자체 개발에 성공했으며 2013년부터 전북 전주 친환경복합단지 내 탄소섬유 공장을 운영해왔다.

조 회장은 지난해 그룹 통합 생산기술센터를 출범시키면서 기술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섬유 및 첨단소재, 화학 생산기술 총괄 조직인 생산기술센터를 출범시켰는데, 효성기술원과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소속 핵심 기술 인력들로 구성된 4개팀, 26명 규모로 구성됐다.

주요 공장과 효성기술원의 핵심 기술 인력이 협업을 통해 신규 공정을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기존 생산 공정도 개선시켜 기술 고도화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향후 공정 및 주요 설비들에 대한 기본 설계 전문 인력을 확보, 육성하는 등 인원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효성은 국내외 섬유 관련 특허만 548건에 달하며 첨단소재 관련 특허 708건, 화학 관련 특허는 1037건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기술 간 시너지도 도모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에 기술을 더해 '기술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현재 효성은 9개의 세계일류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판덱스를 비롯해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안전벨트 원사 등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효성은 앞당겨 지고 있는 수소경제 사회에서도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사인 효성중공업의 경우 2000년부터 친환경차 보급사업에 참여해 CNG 충전기를 납품하며 수소충전기 관련 기술을 축적했고 이를 바탕으로 수소충전소 시스템 시장 점유율만 약 40%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부가 2022년까지 310개소, 2040년까지 1200개소 이상의 수소충전소 설치 계획을 밝힘에 따라 효성중공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지난 4월 세계적인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손잡고 합작 법인을 설립, 총 3000억 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공장을 세운다. 업계는 효성의 이번 투자가 수소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현준 회장 취임 3년 만에 그룹이 몰라보게 변모했다"며 "기존 강점이 있는 사업은 훨씬 더 강화하고 그룹의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성과를 거둬 100년 기업을 위한 체력을 단단히 다졌다"고 평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성희 기자 / lsh84@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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