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한국을 이끄는 기업-진화와 혁신의 주역들] 대우건설, 47년 건설역사 저력으로

시간 입력 2020-07-10 07:00:16 시간 수정 2020-07-10 07:4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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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시총 65% 줄고 재무구조 악화…해외사업 확장·자회사 합병 등 생존전략 마련 박차

지난 47년 간 국내 건설업계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은 대우건설(대표 김형)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분리된 후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등 부침을 겪은 가운데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0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개 그룹의 지난 10년간(2009~2019년) 자산·시가총액·실적·재무현황 등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우건설의 시총은 1조4547억 원으로 집계됐다. 10년 전 시총 4조1629억 원과 비교하면 65% 가량 감소했다.

대우건설의 시총이 이처럼 크게 줄어든 것은 2009년 6월 말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의 계열사 분리매각을 결정하면서 기업이미지에 악영향을 준데다 업계 불황과 실적부진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0년 3월 워크아웃 돌입 후 대우그룹으로부터 분리된 대우건설은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당시 금호아시아나는 주당 2만6250원에 계열사보유 33%와 재무적투자자(FI) 39%를 포함해 72%의 대우건설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FI들에게 연말까지 주가가 3만 원대를 밑돌 경우 일정 가격에 되사는 '풋백옵션'을 걸고 3조5000억 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건설업계 불황으로 대우건설 주가가 목표치를 크게 밑돌자 금호아시아나는 풋백옵션 해소를 위해 제3의 투자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부채 증가 등 재무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2011년 금호아시아나로부터 완전히 떨어져나온 대우건설은 KDB산업은행이 주인이 됐다.

그러는 동안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2009년 대비 자산과 자본은 각각 1.52%, 34.55% 줄어든 반면 부채는 16.60%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8조9048억 원으로 2009년 대비 21.53% 증가하며 외형은 커졌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167억 원에서 1782억 원으로 감소했으며 723억 원 수준이던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대우건설이 이처럼 부침을 겪은 상황에서도 국내 대형건설사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쌓은 국내외 수주역량이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1973년 11월 설립돼 올해로 47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이 회사는 플랜트, 발전설비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해외건설 붐을 주도하고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를 기반으로 국내 주택사업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주택사업 관련 시설물 운영 및 관리업을 맡고 있는 푸르지오서비스는 지난 10년 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2009년 말 푸르지오서비스의 자산은 48억 원에 불과했으나 작년 결산 기준 750.55% 증가한 412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89억 원에서 1351억 원으로 611.54% 늘었다.

대우건설은 올해 주택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푸르지오서비스와 강구조물 공사 및 철강재 설치사업을 담당하는 대우에스티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발전시설 관리 및 운영업을 담당하는 대우파워를 포함해 3개 자회사의 합병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는 2개사 합병으로 결정됐다. 내달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우건설은 이들 알짜 자회사의 강점을 살려 신사업을 발굴하고 정비사업 틈새시장을 공략해 수주 일감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지지부진하던 해외사업도 최근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616억 원 규모 인도네시아 LNG 액화플랜트 공사인 '탕구 익스펜션 2단계' 본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조699억 원 규모 '나이지리아 LNG 트레인7' 사업 EPC 원청 본계약도 따냈다. 현재 수주 경쟁 중인 프로젝트도 남아있어 연내 추가 수주 가능성도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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