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가 지난해 인수한 범한판토스 상장 여부가 LG그룹 4세 승계작업의 핵심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범한판토스를 수년 내 상장시킬 경우 주식자산 승계율이 10%대에 머무르고 있는 구광모 LG 상무(사진)의 그룹사 지배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범한판토스는 LG그룹 4세들이 지분을 보유 중인 곳으로 70%에 달하는 그룹사 내부거래를 통해 덩치를 키워 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계열사다. LG가(家) 4세들에게는 승계 작업을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수 있는 회사인 셈이다.
1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구본무 LG 회장을 비롯한 LG가 3세(부모세대)들의 보유 지분에 대한 주식가치는 3조9823억 원, 구광모 LG 상무를 비롯한 4세들은 1조2273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4세들의 주식자산 승계율은 23.6%로 2011년 초(18.8%)와 비교하면 4.7%포인트 상승했으나 아직까지 승계율 자체가 높은 편은 아니다.
주식자산 승계율은 경영권을 갖고 있는 총수와 부인, 직계 자녀가 보유하고 있는 총 주식자산 가치에서 자녀들의 주식 가치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오너 4세들 가운데 주식자산이 가장 많은 이는 구광모 LG상무로 7300여억 원 수준이었다. 구 상무가 현재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는 범한판토스(7.5%), (주)LG(6.03%), LG상사(2.11%) 등 3곳이다. 이어 구연경 씨(1050억 원), 구형모 LG전자 과장(1041억 원)이 구광모 상무의 뒤를 이었다.
눈여겨 볼 점은 LG 4세들이 보유하고 있는 범한판토스 지분이다. 현재 범한판토스는 LG상사가 51%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개인별로는 구광모 상무가 7.5%, 구연경 씨 4%, 구연수 씨 3.5%, 구형모 과장 2.5%, 구연제 씨가 2.4%를 각각 보유 중이다. 4세들의 지분을 더하면 19.9%다.
재계에서는 향후 LG가 범한판토스의 덩치를 키워 상장을 시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작년 국내 매출이 9797억 원으로 전체 매출(1조2084억 원)의 81%를 국내에서 벌어들였는데 국내 매출의 67.6%(6622억 원)이 LG그룹 계열사에서 나온 매출이었다. LG그룹사 내부거래 매출로 대부분의 실적을 올린 셈이다. 따라서 LG가 범한판토스에 일감을 더 많이 밀어줘 회사 규모를 키운 뒤 상장을 하게 될 경우 약 20%의 지분을 들고 있는 LG가 4세들이 시세차익을 통해 승계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6월 범한판토스는 LG전자 물류를 담당했던 하이로지스틱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고 지난 8월에는 이 회사 지분 100%를 손에 쥐었다.
업계에서 바라보는 LG그룹의 승계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구광모 LG상무가 범한판토스 상장에 따른 시세차익을 바탕으로 지주사 LG 주식을 취득하거나 구본무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을 때 드는 비용으로 사용해 지분을 늘리는 방법이 꼽히고 있다. 이밖에도 삼성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한 것처럼 범한판토스와 지주사 LG를 합병하는 방식도 제기된다.
LG그룹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 LG가 당분간 범한판토스 상장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상황을 예단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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