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KT·신세계 vs LG, 코리아나·동아 …‘한국판 타임스퀘어’ 누가 승자 되나

시간 입력 2025-11-07 17:00:00 시간 수정 2025-11-07 1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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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곳곳에 초대형 사이니지 설치 급증
‘사이니지 투톱’ 삼성·LG…수주 경쟁 치열
TV·가전 부진…B2B 대표 사업 사이니지 주목
한국 넘어 글로벌 시장서도 삼성·LG 대결 격화
삼성, 車 산업으로 영역 확장…LG는 스포츠 시장 공략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웨스트사옥에 설치된 삼성전자 디지털 사이니지. <사진=오창영 기자>

서울 광화문 일대가 휘황찬란한 도심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해당 지역을 ‘옥외 광고물 자유 표시 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광화문 곳곳에 옥외 광고용 대형 디스플레이가 들어서는 중이다.

광화문이 ‘한국판 타임스퀘어’로 부상하면서, ‘디스플레이 강자’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사이니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LG 중 누가 광화문의 승자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리모델링을 끝낸 KT 광화문웨스트사옥에는 광화문 광장 방면으로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가 설치됐다. 사이니지 크기만 1770㎡(약 535.4평)로, 농구장 4개 규모와 맞먹는다.

해당 디스플레이에서는 3D(3차원) 영상과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송출된다. 또 KT 내부 콘텐츠와 옥외 광고도 상영된다.

KT 사옥에 설치된 사이니지는 벌써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광화문 광장은 경복궁 등 문화 유산과 인접해 있고 크고 작은 행사도 자주 열려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이 곳 광장에 최첨단 디지털 광고와 미디어 아트 등을 한눈에 즐길 수 있는 초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자, 광화문 광장을 오가는 다수의 사람들은 단숨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다.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주고 있는 광화문 사이니지를 공급한 주인공은 바로 삼성전자다. 삼성은 KT 사옥 외벽의 사이니지 계약을 따내며 서울의 ‘뉴 타임스퀘어’를 완성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서울 종로구 코리아나호텔에 설치된 LG전자 디지털 사이니지. <사진=오창영 기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800㎡에 육박하는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를 공급할 수 있었던 이유로 ‘글로벌 1등’ 지위에 부합하는 우수한 제품 경쟁력을 꼽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수량 기준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전 세계 사이니지 시장 점유율은 38.8%로, 1위를 차지했다. 견고한 시장 지배력을 구축한 삼성은 17년 연속 세계 1위 자리 수성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는 몰입감 넘치는 화질 등 제품 경쟁력이 우수하지 않았다면 세울 수 없는 기록이다.

비단 광화문 뿐만이 아니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에 1285㎡(약 388.7평) 규모 디지털 사이니지를 설치했다. 가로 71.8m, 세로 17.9m 크기로 건물 전면을 감싼 사이니지에는 HDR10+, 7680Hz 주사율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해당 사이니지는 백화점 미디어 파사드와 연계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화려한 퍼포먼스를 구현한다. 이에 매년 연말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은 삼성 사이니지로 상영되는 크리스마스 퍼포먼스를 즐기려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또 서울 강남구 코엑스 SM타운 외벽에 곡면형 사이니지도 삼성 제품이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인천 인스파이어리조트 등에도 사이니지를 공급한 삼성은 유통·엔터테인먼트 공간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 설치된 LG전자 디지털 사이니지. <사진=오창영 기자>

삼성에 뒤질세라 LG의 추격도 매섭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코리아나호텔 외벽에는 LG전자의 초대형 LED 사이니지가 설치돼 있다. 크기는 농구장 3개 규모인 1200㎡(약 363평)에 달한다.

해당 디스플레이는 또렷한 화질로 유명 아이돌과 영화, 드라마 등 최신 콘텐츠, 각종 전자 제품 등을 홍보하는 영상 등을 쉼 없이 송출한다. 특히 아이돌이 등장할 때면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코리아나호텔 맞은 편 동아미디어센터 외벽에도 거대한 디스플레이가 설치됐다. 무려 2950㎡(약 892.4평)에 이르는 역대급 크기의 해당 사이니지 또한 LG가 공급한 제품이다. 특히 LG전자의 사이니지는 건물 한쪽 면이 반원으로 지어진 외벽을 따라 깔끔하게 설치돼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LG 역시 광화문을 넘어 서울 곳곳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는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 앞에 높이 26m 양면형 사이니지 타워를 세웠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본사 등에도 사이니지를 대거 공급했다.

이렇듯 삼성·LG가 광화문 등 주요 도심에 사이니지를 공급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TV, 가전 등 주력 사업의 부진을 B2B(기업간거래) 대표 사업인 사이니지를 통해 만회하겠다는 전략을 세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이니지 사업은 일회성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설치부터 운영·유지 보수 등으로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광화문과 같은 관광 명소에 사이니지를 설치할 경우, LED,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자사의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알릴 수도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사이니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LG는 전체 매출에서 B2B 사업 비중을 지난해 35%에서 2030년 45%까지 높이겠다는 선언하고, 해당 목표를 달성할 첨병으로 사이니지 사업을 낙점했다.

토요타 전시장에 설치된 삼성전자 스마트 사이니지. <사진=삼성전자>

사이니지 시장의 두 라이벌 간 주도권 다툼은 비단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삼성과 LG는 글로벌 기업·스포츠 구단 등과 손잡고, 해외 곳곳의 초대형 계약을 연이어 따내며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 토요타와 손잡고, 한국,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 40개국, 1250개 전시장에 스마트 사이니지 약 2만3000대를 공급했다.

토요타는 리셉션, 차량 전시 공간, 상담 부스, 고객 라운지 등에 삼성 스마트 사이니지를 중심으로 터치형 사이니지, LED 사이니지, 비디오월을 설치하고, 차량 이미지와 광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전시장을 디지털 매장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 삼성은 토요타 전 지점의 매장 디스플레이를 관리자가 실시간으로 손쉽게 원격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인 ‘매직인포(MagicINFO)’도 제공했다. 이에 관리자는 원격 관리를 통해 디스플레이를 사용하지 않을 때 손쉽게 사이니지 밝기를 조절하거나 전원을 종료시켜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절약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대자동차그룹 미국기술연구소(HATCI) 디자인센터와 미 전기차 업체 루시드모터스의 디자인 스튜디오에도 마이크로 LED ‘더 월(The Wall)’을 공급하며 자동차 산업 전반에까지 사이니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정훈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자동차 전시장을 디지털화하는 글로벌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어, 디지털 사이니지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고객과 시장에 맞는 차별화된 제품과 솔루션을 꾸준히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스페인 프로 축구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 구장 리야드 메트로폴리타노에 설치된 LG전자 리본 보드. <사진=LG전자>

LG전자는 스페인 프로 축구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 구장 리야드 메트로폴리타노에 초대형 리본 보드를 설치했다. 상단 약 404m·하단 약 417m에 높이 4.41m인 리본 보드의 총 면적은 약 2000㎡(약 605평)다.

해당 리본 보드는 LED 모듈을 그물망처럼 배열한 메쉬 LED 디스플레이로, 고층이나 곡면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일반 LED 모델 대비 최대 68% 가벼운 무게와 유연성이 특징이다. 휘도와 명암비가 높아 낮에도 선명한 화면을 구현하고, 발열이 적고 전력 소모량이 적어 높은 에너지 효율도 자랑한다. 

또 경기장 입구, VIP 및 선수 입·퇴장 통로, 프레스센터, 관객 대기 장소 등 주요 구역에도 LG의 디지털 사이니지가 설치됐다.

또다른 프로 축구팀 ‘레알 소시에다드’의 홈 구장 ‘레알레 아레나’도 LG 제품으로 꾸며졌다. LG전자는 스코어 보드와 리본 보드뿐 아니라 선수를 위한 편의 시설에까지 800개 이상의 사이니지를 공급했다.

이렇듯 LG전자는 글로벌 약 200개 국가에서 초대형 스타디움부터 소규모 연습장까지 다양한 스포츠 시설에 사이니지를 공급하며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아울러 원격 관리, 맞춤형 콘텐츠 배포 등 상업용 디스플레이를 운영·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모은 ‘LG 비즈니스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체계적인 관리의 편리함과 B2B 고객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이어지는 광고 효과도 제공하고 있다.

백기문 LG전자 MS사업본부 ID사업부장 전무는 “차별화된 디스플레이 솔루션으로 스포츠 팬들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혁신할 경기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사이니지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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