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2024년 중대 기로 섰다…“새 도약” VS “저성장” 갈림길

시간 입력 2023-12-21 16:45:28 시간 수정 2023-12-21 16: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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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내년 키워드·기업 환경 전망 조사
주요 키워드에 ‘용문점액’·‘변곡점’ 등 꼽혀
다수 전문가 “내년 경기 빠른 회복 어려워”
내년 하반기·2025년 상반기 본격 회복될 듯

전문가가 꼽은 2024년 경제 키워드. <사진=대한상공회의소>

국내 경제·경영 전문가들이 내년도 우리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해내거나 중장기 저성장 늪에 빠질 수 있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대학 교수와 공공·민간 연구소 연구위원 등 90명을 대상으로 내년 경제 키워드와 기업 환경 전망을 조사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를 표현하는 키워드로, ‘용문점액(龍門點額)’, ‘갈림길’, ‘변곡점’, ‘살얼음판’, ‘Go or Stop’ 등을 꼽았다.

이 중 용문점액은 물고기가 급류를 힘차게 타고 문을 넘으면 용으로 변해 하늘로 날아가지만 넘지 못하면 문턱에 머리를 부딪쳐 이마에 상처가 난 채 하류로 떠내려간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중장기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순간이 다가 왔다”고 해석했다.

‘고진감래’와 ‘볕뜰날’, ‘운파월래’ 등을 제시하며 경제 회복을 기대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반면 ‘먹구름’이나 ‘각자도생’, ‘Lost in Fog(안개 속 길을 잃다)’ 등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의견도 나왔다.

다수 전문가들은 내년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전체의 48.9%는 ‘U자형의 느린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점쳤다. 다음으로 ‘L자형 상저하저’(26.7%), ‘우하향 상고하저’(16.7%)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 시점으로는 내년 하반기(31.1%)나 2025년 상반기(26.7%)가 많이 거론됐다. 내년 상반기 이전에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 전문가는 7.8%에 그쳤고, 향후 수년 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13.3%나 됐다.

전문가들은 내년 국내 경제 성장률이 주요기관 전망치와 유사한 2.1%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 봤다.

내년 내수 소비가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57.8%에 달했다. 같은 기간 투자도 둔화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37.8%나 됐다. 반면 수출에 대해서는 51.1%가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우리 경제가 주의해야 할 대외 리스크로는 ‘미국 통화 긴축 장기화’(37.8%)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글로벌 수출 경쟁 심화’(36.7%) △‘중국 저성장’(33.3%) △‘고유가 및 고원자재가’(24.4%) △‘고환율 기조 지속’(23.3%) 등이었다.

국내 리스크로는 △‘가계 부채 심화’(53.3%) △‘부동산발 리스크’(33.3%) △‘생산 및 소비 물가 상승’(32.2%) △‘내수 경기 침체’(28.9%) △‘정치 이슈 과열’(20.0%) 등 민생 관련 이슈가 주를 이뤘다.

강석우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2024년은 우리 경제가 지속 성장의 길을 걷느냐, 장기 침체의 길을 걷느냐를 결정해야 할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각종 대내외 리스크로 인해 장기 침체의 길에 접어들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삼는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좁은 길을 힘차게 걸어갈 수 있도록 정부와 새롭게 구성될 국회가 힘을 모아 지원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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