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업황 위축에 멈췄던 롯데쇼핑, 성장 엔진 재가동

시간 입력 2022-02-04 07:00:06 시간 수정 2022-02-03 17: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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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연중기획] 한국 경제 주역, 500대 기업 심층분석/ (42)롯데쇼핑
규제·사드·코로나 악재 연속…10년간 정체기
롯데온 출시로 이커머스 도전장…구조조정 마친 오프라인 기지개

올해 롯데몰 송도 개발사업이 본격화된다. 개발을 위한 행정절차 등을 연내 마무리하고 오는 2025년 쇼핑몰을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몰 송도는 연면적 22만8000㎡ 규모로, 백화점형 쇼핑몰과 리조트가 들어선다.

송도 복합몰 개발 사업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롯데는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로부터 개발 부지를 넘겨 받았다. 여기에 1조원 규모를 투자해 쇼핑몰을 개발하고 운영키로 계약을 맺었다. 롯데쇼핑의 주도로 개발을 책임지는 롯데송도쇼핑타운이 설립됐다. 2년 뒤인 2012년 착공에 들어가 이듬해 롯데마트가 먼저 문을 열었고, 2019년 오피스텔이 순차로 준공을 마쳤다. 가장 이목을 끌었던 복합몰만 10년 넘게 삽만 뜨고 오픈을 못했다. 유통 사업 트렌드 변화와 코로나 등 롯데 유통사업이 부침을 겪은 탓이다.

◇10년간 수익성 뒷걸음…침체의 그늘 장기화

지난 10년간 롯데쇼핑의 외형은 눈에 띄게 쪼그라들었다. 매년 안정적인 영업으로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연결 기준으로 2012년 매출 25조원에서 2020년 16조원으로 뒷걸음쳤다. 20조원대 연매출도 2016년을 마지막으로 볼 수 없었다. 10년전 1조원이 넘던 영업이익은 지난 2020년 3461억원으로 급감했다.

사업 위축은 인원 감축으로도 이어졌다. 롯데쇼핑 임직원수 추이를 보면 △2012년 2만4976명 △2013 2만6943명 △2014년 2만7880명 △2015년 2만6030명 △2016년 2만6357명 △2017년 2만5992명 △2018년 2만5083명 △2019년 2만5298명 △2020년 2만2791명 △2021년 9월까지 2만1466명이다. 작년에는 희망퇴직도 시행했다.

모든 대형 유통사가 그렇듯 롯데 역시 번번이 규제에 발목을 잡혔다. 주 타깃이 된 대형 쇼핑몰은 인근 소상공인의 반발로 투자가 지연됐다. 2018년 롯데몰 군산점은 인근 상인들이 피해를 호소해 어렵게 문을 열었다. 개점하고도 일시정지 위기를 겪었다. 상암 복합쇼핑몰 개발 사업은 몇년째 표류 중이다.

2017년에는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보복 여파로 위기를 맞았다. 롯데쇼핑이 침체의 늪에 빠진 것도 이때부터다. 이를 계기로 롯데쇼핑은 중국 사업에서 손을 뗐다. 사드 보복 직전 중국 사업은 국내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주는 핵심 국가였다. 중국 내에 영업 중인 할인점만 100여개점에 달했다. 2018년 중국 현지 할인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비용이 발생했다.

2019년 말 롯데쇼핑은 회계상 대규모 비용 처리를 했다. 새 리스회계기준이 도입됨에 따라 사용권 자산에 대한 손상처리를 통해 선제적으로 손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는 추후에 환입이나, 상각비 감소에 따른 이익 증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자산 재평가를 실시했다.

이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롯데쇼핑은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신발끈 다시 묶는다"…오프라인 투자도 재개

작년까지 회복이 묘연했다면 올해는 반전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올해 롯데쇼핑 연간 이익은 5063억원으로, 지난해의 2배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구조조정 마무리로 모멘텀이 예상된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회복의 전제조건은 오프라인 회복을 기반으로 한 온·오프라인 시너지다.

2018년 롯데쇼핑은 디지털 전환을 선포하고, 오프라인에 집중된 수익 구조를 일부 온라인으로 이관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롯데닷컴 자산과 인력을 중심으로 이커머스사업본부를 꾸리고 'O4O(Online for Offline)'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커머스사업본부는 2020년 통합 플랫폼 '롯데온'을 출시했다. 롯데온의 연간 거래액은 7조원 내외로, 적지 않은 규모에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출시 초기 잦은 오류로 "준비 기간 동안 무엇을 했냐"는 쓴소리도 들었다. 출시 1년 차에 단행한 '새로고침' 이후 끌어올리고 있으나, 시장 전반으로 호황인 것과 비교하면 기대 밖의 성적이다.

▲ⓒ제타플렉스 보틀벙커 입구.<사진제공=롯데마트>

작년 나영호 대표 체제에서 재정비한 롯데온은 장보기 서비스 기능을 개선해 새 버전을 내놓았다. 이전 보다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수평적 조직 문화로 개편도 마쳤다.

롯데온은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점포 홍보대사로 나서는 등 작년부터 온·오프라인간 접점을 늘려오고 있다. 작년 롯데백화점 동탄점, 타임빌라스 오픈 당시 롯데온을 통해 출점을 미리 알리는 한편, 기념 행사를 진행했다.

투자도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2016년까지만 해도 1조원 이상을 유·무형 자산 취득에 썼다. 사드 보복으로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2019년에는 취득액은 6345억원에 그쳤고, 이듬해 8346억원으로 증액했다. 올해는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투자가 예상된다. 이미 롯데마트는 일부 점포에 대한 리뉴얼을 계획을 확정한 상태다. 사업을 축소해오던 창고형 할인점 카드도 다시 꺼냈다. 롯데마트의 새 창고형 할인점 브랜드 '맥스'는 올해 1분기에만 4개점을 오픈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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