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제국’ 엔씨, 실적 내리막…박병무, 건물매각 등 고강도 구조개편 ‘시동’

시간 입력 2024-05-10 17:30:00 시간 수정 2024-05-10 17: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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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고객 이탈, 신규게임 부재, 실적 내리막
구원투수 박병무, 구조개편·경영 쇄신 속도
삼성동 건물 매각·‘리니지 라이크’ BM 탈피
올해 신작 3종 출시… “실적 반영은 2025년부터”

엔씨소프트가 주력게임인 리니지 사용자 이탈과 후속 게임 부재로 실적이 급감하고 있다. 특히 2022년 이후 매년 1분기 영업이익이 60% 이상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 수입원인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구원투수로 등장한 박병무 공동대표는 부동산 매각, 기존의 주 수익모델(BM) 탈피 등 구조조정과 특단의 경영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엔씨소프트는 1분기 매출액 3979억원, 영업이익 257억원, 당기순이익 571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9%,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 50% 줄었다.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 보다는 상황을 개선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결국 근본적인 수익 구조개선에는 실패한 모습이다.

엔씨는 박병무 대표(오른쪽)를 새롭게 선임하며 김택진 대표(왼쪽)와의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 중이다. <출처=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최대 수익원인 리니지 인기가 시간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데다, 이를 대체한 신규 게임이 뚜렷하게 부각되지 못하면서 실적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실적개선과 경영쇄신을 위해 긴급 투입된 박명무 공동대표가 결국 구조개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박 대표는 10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연내 삼성동 엔씨타워를 매각해 신사옥 건축 비용을 충당하고, 추가 검토에 따라 현재 쓰고 있는 판교 R&D 센터도 자산 유동화를 거쳐 부동산 자산이 더는 늘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삼성물산, 미래에셋자산운용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판교R&D센터 인근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41번지 일대에 신사옥을 건립 중이다. 신사옥은 토지 매입가격이 4300억원으로 오는 2027년 완공될 예정이다.

또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대표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에도 큰 변화를 둘 방침이다.

박 대표는 “유저 친화적인 게임과 장르의 게임을 계속해서 내는 것이 결국 유저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배틀크러쉬, BSS, 아이온2, LLL 등은 소위 ‘리니지라이크’의 BM을 갖지 않고, 예컨대 배틀패스나 스킨 또는 코스튬 등의 새로운 BM을 가지고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나오는 라이트한 BM의 모든 게임들은 글로벌 유저 친화적인 게임으로 만들고 글로벌 런칭을 기획하고 있어 유저 베이스가 훨씬 크기 때문에 더 많은 매출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TL에 대해서는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가지 비난이 있지만, 회사가 두 번에 걸친 비공개 베타 테스트와 테크니컬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해외 유저들 입장에서는 어떤 선입견을 가진 비난은 없었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의 1분기 지역별 매출은 한국 2594억 원, 아시아 692억 원, 북미∙유럽 366억 원이다. <출처=엔씨소프트 IR>


엔씨소프트의 1분기 플랫폼별 매출은 모바일 게임 2494억원, PC온라인 게임 915억원을 기록했다. 로열티 매출은 327억원이다. 모바일 게임은 전분기 대비 17% 감소, PC온라인 게임은 전분기 대비 4% 증가했다. 로열티 매출은 리니지와 리니지2 IP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7% 늘었다.

지역별로는 한국 2594억원, 아시아 692억원, 북미∙유럽 366억원이다. 해외 매출(로열티 매출 포함)은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했다.

박 대표는 “북미 웨스턴 시장은 중국보다 크다”며 “콘솔도 모바일이나 PC보다 더 큰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효율적으로 가기 위해 엔씨웨스트 산하 아레나넷은 미국 전진스튜디오로 독자적으로 키울 것이고 북미 산하 퍼블리싱은 엔씨아메리카를 통해 여러 장르를 효율적으로 퍼블리싱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을 정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국내 출시한 기대작 ‘TL’을 연내 아마존게임즈와 글로벌 출시한다. <출처=엔씨소프트>

또한 “엔씨는 잘 하는 장르 외에 새로운 장르 게임들의 글로벌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며 “새 장르 게임은 장르별로 퍼블리싱을 잘 해왔던 회사들이 있고, 우리가 자체적으로 글로벌 퍼블리싱할 자신감이 있는 장르는 엔씨 아메리카나 일본, 대만, 동남아 지사 활용하겠지만 우리보다 더 잘하는 퍼블리셔가 있는 장르는 협업을 통해 안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여러 포텐셜 있는 퍼블리셔와 실제 깊이있는 대화 나누고 있으며 추후 구체화될 것”이라며 “콘솔 게임 시장은 당연히 진출해야 하고 새롭게 론칭하려는 많은 게임들이 콘솔로 같이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7~8월중 발표하겠지만 세계적인 콘솔 플랫폼 회사와 협업을 통해 기존 IP와 여러 IP를 콘솔로 개발하려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배틀크러쉬’ 등 새로운 장르의 신작을 새롭게 출시하며 유저들에게 다가간다. <출처=엔씨소프트>

한편, 엔씨소프트는 올해 신작 3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배틀크러쉬, 프로젝트 BSS, 기존 IP 기반의 새로운 장르 게임 등이 예정작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도 글로벌 서비스 확장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아마존게임즈와 함께하는 ‘TL’ 글로벌 서비스를 비롯해 ‘블레이드 & 소울 2(중국)’, ‘리니지2M(동남아)’의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4년은 실적 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고 본다”며 “2024년은 IP, 플랫폼에서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고, 글로벌 확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 성장을 위한 역량을 다지는 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대작 3종이 2025년부터 런칭되기 때문에 2025년에는 의미 있는 실적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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